아주 오래 전, 사람이 천공을 인지하고 고원 아래의 세상을 열망한 태고의 시절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죽음은 극복될 수 없는 장애물이었다. 그럼에도 사람은 영원히 살 수 있을 것처럼 착각하며 끊임없이 일하고 시간을 쓰며 계획을 세운다. 이 과정에서 타인이 상처입고 쓰러지는 것은 아무 상관없는 일처럼 생각하기 쉽다.
그렇지만 피해자는 자신의 상처를 기억한다. 험담은 어디론가 흘러가고 보복은 또 다른 원한으로 남게 될 뿐이다. 그 모든 것은 새로운 누군가에게 당할 때 비로소 떠올리게 된다.
자신의 야망을 위해 거리낌없이 타인을 비방하고 짓밟는 사람과 마주칠 때가 생에 찾아온다. 엮이지 않는다면 좋을 일이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과거의 자신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결국에 상대와 싸워야 할 것을 예지하면서도 손을 잡게 되는 순간도 올지 모른다.
그 순간 반드시 기억해야만 한다. 짓밟는 자는 반드시 세상에 복수를 당할 것이다. 왜냐하면 도리나 윤리와 상관없이 세상은 한정되어 있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