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by 루미나

프롤로그

나는 한동안 내가 별일 없이 잘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어.
큰 불행도 없고,
막 엄청 행복한 것도 없고.
그냥 그럭저럭 잘 사는 사람.
근데 이상하게 하루가 끝날 때쯤이면
마음에 남는 게 꼭 하나씩 있었어.
말로 설명하긴 애매한데
넘기자니 계속 걸리는 것들.
그럴 때는
“내가 예민한가 보다” 하고 넘겼고,
대부분은 그냥 참고 지나갔지.
그러다 보니 참는 게 습관이 됐고,
느끼는 건 점점 애매해지고 무뎌졌어.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뭘 느끼는지보다
지금 이걸 말해도 되는지가 먼저 떠오르더라.
이 브런치북은 그 질문에서 시작됐어.
이건 감정을 분석하려는 기록도 아니고,
해결책을 모아둔 글도 아니야.
그냥 살다 보니 이런 순간들이 있었고,
아!! 이게 이거구나. 내가 개인적으로 터득하게 된 그 이야기를 적어둔 거야.
대단한 깨달음은 없어도 읽다 보면
“아, 이런 느낌” 하고 고개 끄덕이게 되는

그 정도의 이야기.
부담 없이 읽어도 되고,
중간에 덮어도 되고,
어떤 장은 건너뛰어도 괜찮아.
이건 설명서가 아니라
한 사람의 생활 기록에 가깝거든.
나처럼 자주 참는 편이거나,
자기감정에 이름 붙이는 게

아직 어색한 사람이라면
아마 이장의 끝에 즈음엔

조금은 익숙하게 느껴질지도 몰라.
나는 그걸로 충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