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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SO저널 Mar 08. 2023

관심사 커뮤니티 플랫폼의 도약과 지속가능성

1. 커뮤니티 플랫폼의 변화


지난해 플랫폼 환경에 지각변동이라고 한다면 바로 검색 플랫폼 시장의 버티컬 커뮤니티로의 변형이 아닐까 한다. 대표적으로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는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온라인상 모임으로서 오픈채팅, 오픈톡, 밋업 등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의 주제별 정기모임, 콘텐츠 공유와 함께 제공되는 채팅 서비스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다.1 특히 국내 플랫폼의 선두주자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에 주력하고 있어, 양 사의 서비스를 중심으로 국내의 관심사 기반 플랫폼의 특징을 간략히 살펴보고 전망해보고자 한다.

(1) 관심사, ‘오픈채팅’으로 연결하다


먼저 카카오는 非지인 간 관심사 기반 오픈채팅을 개념으로 하였다. 메타버스와 관련해서는 2022년 상반기 태스크포스팀을 발족 후 국내에서는 관심 기반의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출시하고, 텍스트 기반의 메타버스 서비스를 발전시켜 글로벌 서비스로 진출하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카카오는 취미, 장소 등 공통의 관심사를 기반으로 비지인 간 소통을 연결하는 ‘오픈링크’의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향후 오픈링크를 별도의 앱으로 출시해 전 세계 사용자들이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같은 해 하반기에는 다양한 기능을 업데이트하며 서비스 개선에 나섰는데, 카카오톡을 활용해 프로필 상태에서 공감을 표시할 수 있는 공감 스티커를 추가했으며, 올해 첫 업데이트를 통해 카카오톡 검색에 ‘톡 메시지 통합 검색’ 및 ‘쇼핑 검색 기능’까지 추가했다. 기존에는 채팅방 내에서만 제한적으로 메시지를 검색할 수 있었다면, 현재는 검색어 입력으로 모든 채팅방에서 해당 메시지를 찾아 보여주기도 한다.2 이는 텍스트 기반의 표현으로 상호작용하는 메타버스을 지향한 것으로서 카카오의 관심 기반형 플랫폼은 국민 메신저로서의 강점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네이버의 대표적인 오픈채팅은 ‘오픈톡’이다. 오픈톡은 2022년 네이버의 3분기 실적발표에서 차세대 커뮤니티로, 같은 해 9월 스포츠를 주제로 제공됐다.3 기본적으로 익명이며 경기 도중 혹은 전후에 채팅방에서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하다. KBO리그, 프리미어리그, V리그 등 테마와 키워드를 설정할 수 있고 ‘중계 같이 보기’ 기능이 제공돼 팬들이 함께 응원하며 스포츠 경기를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다. 오픈톡에서의 소통은 시청, 투표, 이미지, 의견 등이 다채로워 흡사 메타버스 커뮤니티를 방불케 한다. 2023년에는 ‘드라마’, ‘취업’, ‘날씨’ 등을 주제로 확장된 오픈톡은 키워드 광고시장의 위축을 빠르게 맞춤형 광고로 전환하고, 커머스 비즈니스와 연계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재벌집 막내아들’이라는 드라마 제목을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그에 맞는 채팅방 접속링크가 제공되는 방식이다. 이는 검색 니즈를 관심사에 기반한 소통 니즈로 확대함으로써 하나의 새로운 가상공간 커뮤니티의 생성을 여는 전략이다.

<그림1. 네이버 오픈톡, 이슈톡 가이드화면>


2. 지속가능성을 위한 전략 – 커뮤니티의 가치와 경제적 가치의 조화


(1) 관심사 기반 서비스, 사용자 ‘브랜딩’


오픈 플랫폼 이외에도 관심사는 검색니즈와 결합돼 주요서비스에서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네이버 인물정보에서는 인물의 직업적 성취 및 전문성 이외 MBTI, 취미, 별명 등을 인물 본인이 직접 참여해 프로필을 수정할 수 있다. 헌법상 기본권인 ‘자기결정권’은 자기정보 처리에 대한 개인의 통제권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개인의 가치, 정체성 등 인격 형성 실현에 관한 결정의 적극적 자유의 의미를 뜻하기도 한다.4


기존의 일반적인 인물정보서비스가 대체로 사회유명인의 정보 전달에 방점을 두었다면, 달라진 네이버 인물정보 본인참여서비스는 등재 인물 대상을 넓히고, 공유할 정보의 범위와 내용을 개인의 결정에 맡겼다. 또한 정보 등록 및 증빙 절차를 간소화함으로써 자기결정권의 행사 측면에서도 실질적인 방법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5 향후 관심사가 반영된 형태의 서비스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그림2. 관심사 기반 서비스 예>


한편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 살펴보면, 플랫폼의 관심사 기반 서비스로의 전환은 차세대 사용자층의 검색니즈를 반영한 것이다. 즉 질문에 대해서 정보 제공 이상으로 이해를 돕는 풍부한 읽을거리를 제공해 사용자 참여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플랫폼 체류시간을 늘리고, 타 서비스와 연계될 수 있게 하는 전략으로도 이해된다.

(2) 새로운 공론장으로 옮겨간 살롱문화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는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형식에 구애 없이 모여서 자유롭게 소통한다는 점에서 18, 19세기 살롱(Salon)문화와 닮았다. 당시의 프랑스의 살롱은 귀족과 문인들의 사교모임으로서, 하버마스(Habermas)는 공론장 이론에서 공론장의 기원의 하나로 프랑스의 살롱문화에서 찾았다. 당 시대의 부르주아들의 살롱에서의 개인적인 관심과 경험을 나누던 소통의 장이 이제는 소셜살롱의 모습으로 가상공간인 인터넷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소셜살롱 문화는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시기와 맞물려 대면을 꺼리는 Z 세대와 밀레니얼로 표현되는 2030 세대에서 더욱 선호된다. 특히 기존 지인 간 채팅방에서 비지인으로 연결돼 지적 모임에 국한되지 않고 개인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형성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는 현실에 지친 현대인의 일상 속 특별한 쉼터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는 가상공간의 공론장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까? 지금의 커뮤니티는 기존의 플랫폼에서의 소통에 심리적 거리감을 느낀 이들이 관심사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적극적으로 결속력을 도모하는 형태이다. 따라서 수평적이고 자기중심의 자유로운 대화와 토론이 가능한 점에서는 장점이 많다. 반면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가 소셜살롱과 같은 공간이 되려면 무엇보다 지속성이 요구된다. 워라밸(Work and life),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욜로(You Only Live Once)와 같이 확실한 현재성과 소박한 삶의 가치를 나누기 위해 형성된 커뮤니티이기 때문에 특정 세대의 취미 관심사를 일시적으로 나누는 공간에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보다 폭넓은 관심사 주제가 발굴되고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이곳을 찾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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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참여자 중심의 수익모델 설계


플랫폼에서의 수익모델은 모방과 혁신으로 경쟁우위를 차지하는 데 중요하다. 검색, 기술, 커뮤니티 가치 네트워크 안에서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이익균형을 가능하게 하는 수익모델이 생태계 구축의 열쇠일 것이며, 플랫폼 기업이 지속할 수 있는 비결이다.


수익모델의 관점에서 볼 때, 관심사 기반 서비스는 참여자의 수익성 창출로 이어지는 서비스 모델로 수렵하는 것이 궁극적인 비즈니스 목표로 보인다. 예를 들어 당근마켓은 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형성된 커뮤니티에서 사용자 콘텐츠가 거래를 일으킨다. 중고거래는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찾는 당근마켓의 본질이지만, 사용자들은 비용 없이 혜택을 누린다. 그러나 인입된 사용자들의 커뮤니티 체류 시간이 늘어갈 때 지역 사업자들의 광고가 붙으면서 당근마켓은 수익모델을 갖게 된다. 지역 사업자와 주민인 사용자들 간의 선순환 구조는 플랫폼상에서의 다양한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있다.


또 하나의 예로 네이버의 제트의 제페토에서는 사용자들의 콘텐츠 창작활동이 지원된다. 사용자들은 아바타 플랫폼에서 얼굴인식과 AR, 3D 기술을 지원받아 창작 아이템을 만들 수 있고, 거래를 통해서 수익을 낸다.7 비슷한 또래와 관심사를 가진 사용자들이 모여 창작활동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콘텐츠 생태계가 성장하기 때문에 사용자와 플랫폼의 상생 구조는 콘텐츠 시장에 성장을 가져오는 방식이다. 창작자와 일반사용자가 명확히 구분되는 유튜브와는 달리, 제페토에서는 사용자가 곧 창작자이어서 별다른 전환이 필요하지 않은 장점이 있다.


플랫폼 기업은 네트워크의 양면 또는 다면 시장을 통해 비즈니스 수익모델을 만들어낸다. 관심사 커뮤니티의 풀(pool)을 활용한 시장에서의 이해관계인들의 비용, 위험, 가격을 밸런싱(balancing)하는 것이 관건일 것이다. 참여자들의 이해 상충에서 사용자의 권익을 증진하고, 광고주나 사업주의 이해를 다원화하는 전략으로 플랫폼을 다변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3. 글로벌 메타버스로 도약하기 위한 과제들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는 개성과 취향이 뚜렷하고, 개인의 삶을 중요시하는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 간 소규모로 밀도 깊은 소통을 지향하는 공간이다. 따라서 기존의 플랫폼에서의 이윤 극대화 관점은 커뮤니티 사회의 가치와 전략적 조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다음의 몇 가지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첫째, 청소년 성착취, 불법 도박, 사기 등 불법행위에 악용되는 경우이다. 둘째, 익명성과 폐쇄된 가상공간에 기댄 비윤리적 행위이다. 셋째, 자유로운 대화에서 문제시될 수 있는 다양한 범주의 표현행위이다. 이 같은 문제점은 오프라인의 모임에서도 발견되는 현상들일 수도 있지만, 본인인증 또는 연령 등 별다른 가입 조건이 없는 환경에서 제한 없이 대화가 가능한 경우 그로 인한 피해가 심화될 수 있다. 또한 관심사 기반의 커뮤니티가 글로벌 유니버스 내지는 메타버스로 도약할 수 있으려면, 관련 문제점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카카오톡 오픈채팅의 경우,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금융사기, 불법정보 등을 공유하는 행위자에 대해 서비스 제한 등의 운영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사적 대화영역에서의 사전 모니터링 등의 조치는 심각한 검열 이슈가 제기될 수 있기에 서비스 정책을 포함한 모든 규제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가운데 적용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문제시되는 표현을 감별 해내는 인공지능 봇 또는 금칙어 설정 등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모든 제한 기능은 커뮤니티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는 가운데 적용돼야 한다.8


아울러 커뮤니티에서의 위반행위와 제한조치 간의 합리적인 균형이 필요하고, 신고에 의한 처리 근거 및 내용에 대해서는 신고자 및 피신고자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안내와 소명기회가 주어져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운영정책 등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에서 필요한 기준과 방식을 마련해 공개하거나 사용자 안내와 캠페인, 교육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문헌]
* 이희옥(2021.3), 인공지능 의사결정에 대응한 자기결정권의 보장, 「헌법학연구」, 제27권 제1호
* 루크구드(조항제 옮김)(2015), 민주주의와 공론장 –위르겐 하버마스, 컬쳐룩



※ 이 글은 KISO저널https://journal.kiso.or.kr/ 제50호 <기획동향> 실린 이희옥 법학박사의 (관심사 커뮤니티 플랫폼의 도약과 지속가능성)을 재인용했습니다.



글 이희옥
KISO저널 편집위원/법학박사

발행 KISO저널 제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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