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기도

새싹

by 은파

정말 우연이었어

도서관 옆자리에 남아있는

익숙한 향기에 두근거리는 가슴을

가라앉힐 수가 없었지


책상 넘어 염탐하듯 다가온

그리움은 코끝을 간지럽히다가

허파 깊숙이 모세혈관을 파고들더니

어지러운 생각으로 가득한 머릿속을

비워버리고 제집인 양 차지해 버렸고


책상 넘어 슬그머니 옮겨온 애틋함은

뜨거운 심장에서 헤엄치다가

빛의 속도로 발가락을 간지럽히더니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을

가득 채워 버렸거든


정말 우연이었어

도서관 옆자리에 남아있는

익숙한 향기에 두 무릎을 꿇고

결국 기도를 하게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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