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꿈이었으면

작은 지구별 이야기

by 은파

한때는

아름다운 꽃이었습니다

북극에서 날아와 수풀 속을 헤매던

차가운 바람의 친구이기도 했지요


언제부터인가

똑바로 만 자라라 합니다

심지어 온몸에 철갑을 칭칭 감고

하늘만 보라고 소리도 지르네요


옆으로 가려하자

가차 없이 잘라내어 버립니다

피가 뚝뚝 흘러내리지만

참으면 된다 그럽니다

다들 그렇게 견디고 있으니


공장이 싫은데

공장 안에만 있으라 하고

컨베이어 벨트 위에 누워 있으니

모두 같은 옷만 덕지덕지 입혀

찍어내기 바쁘네요


울다가 깨니 땀이 흥건 배었습니다

모두가 꿈이었으면

아니 반드시 꿈이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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