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파이를 깊이 뜯어보기로 하다.

Deep Dive Into the DeFi

by 어거

2020년 11월경, 비트코인이 2천만 원을 돌파했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다. 그 당시엔 그저 "이제부터라도 조금씩 사모으면 언젠가 쓸모가 있지 않을까" 정도의 가벼운 생각이었다.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에 대한 이해는 전무했으며, 필요성조차도 크게 와닿지 않았다. 그럼에도 세상에 어떤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래가 머지않았음을 직감했다. 물론 이때까지만 해도 내가 블록체인 산업에 종사하게 될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으나, 시간간이 흘러 내가 근무하던 회사가 블록체인 비즈니스로 피벗을 단행했고 나 역시 이 새로운 산업에 발을 딛게 되었다.


내가 처음 맡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탈중앙화 거래소(DeX, Decentralized Exchange)였다. 그룹사의 해외 파트너 중 하나가 바이낸스 체인 기반 DeX를 운영 중이었고, 클레이튼으로 체인을 확장하며 국내 진출을 시도하고 있었다. 영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했던 나는 자연스럽게 이 프로젝트에 배정되었고, 회사의 관심은 NFT와 B2B 계약 쪽에 더 쏠려 있던 덕에 DeX 관련 업무는 내 주도로 진행할 수 있었다. 나는 이러한 자유도높은 환경에서 DeFi(Decentralized Finance - 탈중앙 금융, 이하 디파이)의 구조와 작동원리를 하나하나 경험할 수 있었다.


그렇게 디파이의 작동 원리를 조금씩 이해해 가며, 직접 투자도 해보고, 다양한 프로토콜을 체험했다. 작은 수익도 있었고, 손실과 실망도 있었다. 정교한 구조를 갖춘 프로젝트도 있었고 사기와 다름없는 것도 있었다. 그럼에도 디파이야말로 지금 블록체인 산업에서 가장 근본적이고 지속 가능한 가치를 만들고 있는 영역이라 확신하게 되었다.


디파이는 단지 기존에 없던 '새로운 투자 수단'이 아니다. 이는 기존 금융 시스템을 기술에 기반해 재구성하려는 시도이며, 나아가 지속 가능한 경제적·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현실적 도전이다.


앞으로 이 블로그에서는 다양한 디파이 프로토콜을 개별적으로 깊이 있게 분석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점을 중심에 두고 탐구할 계획이다.

구조 및 아키텍처는 어떻게 설계되었는가

기존 금융 시스템 또는 다른 디파이 모델과 어떤 차이가 있는가

이 구조가 시장에서 어떤 실질적 기능을 수행하는가

산업적 흐름 속에서 어떤 위치와 의미를 가지는가


이와 더불어, AMM(Automated Market Maker), Liquid Staking(리퀴드 스테이킹), RWA(Real World Assets), Account Abstraction(계정 추상화) 등 현재 디파이 기술의 핵심 트렌드에 대해서도 살펴볼 예정이다. 가능하다면 스마트 컨트랙트 수준의 구조 해석도 도전해 볼 계획이다.


투자 조언이나 수익 전망은 제공하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 기술적 구조, 시스템 설계, 시장 내 기능과 가치, 금융 인프라의 재구성이라는 관점에서 디파이를 탐색할 것이다. 혹여 수익을 위한 힌트를 기대했다면, 다소 재미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구조적 실험들을 함께 해석하고 이해하는 여정이 누군가에게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줄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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