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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어떤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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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향여행자 Feb 27. 2017

타이밍

취중진담

"기은아 넌 너무 급하게 찍어."

빛을 읽고 타이밍을 잘 보라고

말씀하곤 하는 아빠.

좀 더 신중해져야겠지_

신중하지 못해 가끔

의도치 않은 상황을 만나고

인연을 이어가지 못할 때가 있다.


그 사람을 1년 여만에 다시 만났다.

늘 사람과의 관계에선 시작보다 끝이 중요하다 했었다. 끝에서의 뒷모습이 그 사람으로 남는 거니까.


나의 뒷모습도 그 사람의 뒷모습도 아름답지 못했다. 그래서 다신 볼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처음엔 다신 보기 싫었고 언젠가부턴 보고싶지만 닿을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 뜻밖의 연락이 왔고 아무렇지 않은듯 일상적인 이야기를 주고 받았고 다시 마주했다. 서먹함이 흐르면 어쩌지. 괜한 걱정이었고 그때처럼 편했다. 성급한 성격으로 마음이 먼저 앞서가서 괜히 불편해졌던 사람. 시간은 그 성급함을 잔잔하게 재워주는 시간이었고 다시 만났을때 웃으며 안녕할 수 있게 했다.


취중진담 노래가 나오던 타이밍에

취중진담으로 서로의 오해가 풀렸다.

신중하지 못했던 말들, 행동들, 그리고 마음.

미안했으며 용기를 낸것이 고마웠다.


이제야 비로소 나는 너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제야 비로소 놓아줄 수도 있을 것 같다. 미련스레 붙잡고 있던 마음을. 혹시나 했던 마음을. 괜한 기대감을. 휘둘렸던 마음을.

이제 좀 홀가분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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