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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어떤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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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향여행자 Feb 02. 2019

스쿼시를 다시 시작했다.

10년 만이다.

새해가 되면서 문득 다시 스쿼시를 배워보고 싶단 마음이 들었다. 부랴부랴 배울 수 있는 곳을 찾았다. 그렇게 해서 발견했건만 등록은 마감되었고, 2월이 되어서야 시작할 수 있었다.

 2월 강습 첫날 찾은 스쿼시장.

오늘이 기다리던 강습 첫날이었다. 2009년에 처음 스쿼시를 배웠으니 10년 만이다. 선생님의 설명에 용어는 어렴풋 기억났으나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라켓 잡는 법부터 까마득히 잊어버린 것이다. 한때 했었다고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였다. 스파르타식 선생님을 만나 혹독하게 다시 배워나갔다. 한껏 주눅이 들었다. 벽에 찍힌 검은 공자국은 10년 전의 그리움 자국 같았다.


10년 만에 다시 라켓을 꺼내 포핸드를 하는 것에 설레기도 했다. 물론 라켓을 잡은 손은 금세 새까매졌다. 라켓을 너무 방치해둔 것에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다.

10년 전. 엔더스의 추억. (싸이월드에서 발견).

1시간 동안 배우며 온갖 감정이 뒤섞여 마음을 어지럽혔다. 그래도 끝나고 나니 무거운 마음보단

앞으로가 기대되는 마음이 컸다. 함께 배우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었고 좋았다. 이 또한 함께 추억할 수 있는 것이 힘이 됐다.


10년 전에도 스쿼시의 기본을 터득하기까지 3개월이 걸렸다. 1년 휴학 후 다시 학교로 복학해 시작한 동아리에서 배운 스쿼시. 그때 가르쳐준 강습 오빠가 정말 이해가 쏙쏙 되게 재밌게 잘 가르쳐주었단 걸 새삼 느끼는 날이었다. 함께 배우는 동생은 나의 허당미를 보고 웃음을 겨우 참았다고 했다. 운동감각이 제로인 나. 동생에게  매 시간 꿀잼 보장을 예약했다.

10년 만에 다시 꺼내 잡은 라켓.

강습이 끝난 후 스쿼시가 어쩌다 술쿼시로 이어졌다. 이건 10년 전 그대로다. 한껏 주눅 들었던 마음은 참치회와 청하로 살아났다. 함께 배우는 동생은 스파르타식 강습에 오히려 오기가 생긴다고 했다. 함께 열심히 배우기로 약속했다. 포핸드, 백핸드. 연휴가 낀 빨간 날엔 자유 연습을 해도 된다고 했으니 부지런히 연습하러 가야겠다. 운동은 몸이 기억한다고 했으니까. 얼른 기억이 돌아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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