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날, 소집

네 번째 전시를 준비하며, 소집의 100일을 맞다

by 고향여행자

어느덧 소집의 네 번째 전시를 앞두고 있다. 백일홍이 활짝 핀 오늘, 전시를 한창 준비 중인 오늘은 소집을 지킨 지 100일째가 되는 날이기도 하다. 아기가 100일간 면역력을 기르기 위한 첫 성장통을 겪듯, 나 역시 소집에서 공간에 적응하는 첫 성장통을 겪었다.


얼마 전 읽은 책에서 정곡을 찔리고 말았다. 사람을 만나는 일을 주로 하고, 강의를 하고, 여행을 좋아해서 나를 외향적인 성격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나는 지극히 내성적인 사람이다. 그래서 모든 사람과 이야기를 잘 나누지는 못한다. 전보다 낯가림이 덜하지만 여전히 낯가림이 있다. 책에서 한 마디로 정의해 주었다. ‘내성적인 사람은 사실 선택적 수다쟁이다’라고. 그렇다. 나는 선택적 수다쟁이다.


소집을 찾아오는 분들 중엔 처음 만나도 오래 이야기를 나누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인사만 나누고 끝나는 분들도 많다. 혹여 말을 걸면 불편하지 않을까 싶어 말을 건네지 못하기도 하지만, 조금 더 용기를 내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100일이 된 지금, 가장 후회되는 건 말 한마디라도 더 건네지 못한 아쉬움이다. 아마도 그 아쉬움은 앞으로도 계속 쌓일지 모른다. 그렇다고 억지로 용기를 내는 것 또한 표정으로 드러날 것이고, 내겐 큰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다.


고민 끝에 이러한 결심에 이르게 되었다. 혹시나 말을 나누지 못한 분들과는 글로 기억하기로. 물론 말도 나누고, 글도 남겨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지만. 두 가지 중 하나라도 소집에서 함께 쌓아가고 싶다. 당신의 이름을 기억하고 싶다. 그리고 소집을 생각하는 당신의 마음이 담긴 글도 마음에 담고 싶다. 새로이 시작되는 전시회부터 이야기 두루마리에 남겨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당신의 이름과 글은 소집 1주년이 되는 날, 새로이 태어나는 책에 실릴 예정이다. 실은 몇몇 분들에게는 공표를 했지만 매년 소집을 기념하는 날, 4월 24일에 <소집일지>를 출간하려고 한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자, 표현 서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글이다. 그 마음을 담아 소집의 네버엔딩 스토리를 써 내려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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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0일 동안 소집을 찾아주신 분들께 그리고 늘 힘이 되어주고 격려해주시는 분들께 다시 한번 깊이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앞으로의 날들도 허락하는 한 소집지기로 소집을 잘 지켜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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