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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향여행자 Jun 30. 2016

발길이 뚝 끊긴 호수,
매호를 돌아보다

백조의 호수여행-양양 매호 2편

하조대와 달리 매호는 한적했다. 벤치도 있고 전망데크도 조성돼 있었지만 안내판이 없었다. 들어가도 되는지 잠시 망설여졌다. 출입문은 닫혀 있었지만 출입금지 문구는 없었다. 출입문 옆이 뚫려 있어서 완전히 막아놓은 것도 아니었다. 사람이 드나들 수 있었다. 출입문 앞에 차를 세우고 호수로 향했다. 잡풀이 무성한 너른 공터를 지나 돌계단을 오르니 수채화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활짝 핀 금계국이 초여름의 호수 풍경을 완성한다. 사람의 발길이 뚝 끊긴 호수에 생동감을 불어넣어서 그런지 대견해 보인다.      


[아빠 사진-고종환 제공] 매호는 양양군 현남면 포매리 ·광진리 · 남애3리에 위치한 석호다.
금계국이 대견한 진짜 이유는
스스로 잘 자라는 꽃이라는 것이다. 


해가 잘 들고 물 빠짐이 좋은 곳이면 어디서든 잘 자란다고 한다. 이 맘 때면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유다. 무관심 속에도 꿋꿋이 겨울을 나고 성장해 꽃을 피운다. 금계국을 보면서 누군가의 인정과 관심으로 내 존재감을 확인하려 한 것이 부끄러워졌다.      

[아빠 사진-고종환 제공] '상쾌한 기분'이라는 꽃말을 갖고 있는 금계국.


전망데크에 서서 호수를 본다. 매호는 석호다. <해동지도>,<광여도>,<청구도>,<대동여지도> 등 고지도에 지명만 조금씩 다를 뿐 빠지지 않고 등장해 유서 깊은 호수임을 말해준다. 호수는 농경지화 되면서 규모가 많이 줄어들었다.           


[아빠 사진-고종환 제공] 호수 주변의 포매리 지역 일대는 백로와 왜가리의 번식지다. 1970년 천연기념물 229호로 지정돼 있다.

이러다 호수를 영영 볼 수 없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지난 1월부터 매호 생태복원사업이 추진되어 2018년까지 습지복원, 생태공원, 생태탐방로 등이 조성될 계획이라고 한다. 부디 이 계획이 잘 진행되어 석호의 건강성을 되찾았으면 한다. 사람들의 발길이 다시 이어지는 호수로 거듭나길 소망해본다.         


[아빠 사진-고종환 제공] 자욱히 안개가 피어오른 호수 풍경.

여행 꿀팁  

1. 주소 :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광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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