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 주부

집안일로 허리가 아프다면

by 키위날다

2023년 마지막주는 잊지 못할 한 주가 될 것이다. 회사에서 남은 연차 2개와 10주면 연차 2개를 사용하여 한 주를 통째로 육아를 위해 사용하였다. 딸 2번은 방학이라 하루종일 나와 함께 했고, 딸 1번은 9 to 3으로 등하원을 시켰다. 아침에 일어나서 전기밥솥과 커피 포트에 물을 끓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해서 식세기 가동으로 하루 일과를 마무리 한지 4일 차가 되던 날. 나는 처음으로 허리에 통증을 느꼈다. 체력하나만큼은 자신이 있었는데 결국 집안일에 지고 말았다. 육아 삶에 여러 가지 일이 있는데 가장 힘든 일 3가지를 꼽으라면 아래와 같다.


첫째, 딸 2번 아이 비유 맞추기. 성향은 파워 E이다. 본인이 원하고 싫음이 확실하여 통제하는데 종종 큰소리를 내게 만든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녀의 비유를 맞추기 위해 바닥에 무릎 끓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가 많다. 자존심과는 다른 이야기이다. 내 육아 일이니 자존심이 끼어들 틈이 없다. 아무튼 하루 종일 딸 2번의 비유를 맞추고 보면, 힘들 때 한 번씩 사랑한다고 말을 해준다. 그렇다 당근이다. 나는 그 당근을 입에 물고 다시 한번 힘을 내서 최선을 다해 비유를 맞춘다. 다시 한번 힘주어 이야기하지만 자존심을 별개의 문제이다.


둘째, 끼니 밥 차리는 일이다. 딸아이들에게 인스턴트를 줄 수가 없다. 그 맛있는 밀키트도 딸들에게 줄 수가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의 어머니는 나에게 인스턴트를 준 적이 없다. 그러니 나도 내 딸들에게 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몸이 너무 힘들다. 식단 고민으로 시작해서, 재료를 준비하고, 장을 봐야 되기도 하고 막상 요리를 시작했는데 계량에 실패해서 맛을 없을 때에 오는 상실감. 그래도 딸아이가 맛있게 먹어 주면 감사함 오만가지 감정을 들게 해 준다. 오늘은 소고기 뭇국과 고등어구이를 요리해서 식사를 했다. 소고기 뭇국에 무를 너무 많이 넣는 바람에 그리고 멸치젓이 아닌, 참치젖을 넣는 우를 범하면서 나의 소고기 뭇국은 저 멀리 산으로 갔다. 애써 공들인 시간과 재료가 아까워 스스로에게 화가 나 있을 때 어김없이 나의 다리를 잡은 딸 2번에게 화가 났지만, 금세 마인트 컨트롤을 하려고 노력했다. 그래도 내가 만든 소고기 뭇국에 밥을 한 공기 다 먹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뿌듯하고 기쁜 던 지. 왜 엄마들이 아이들 밥 먹는 모습을 볼 때 좋아했었는지 알게 되었다. 요리를 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가족들에게 먹여주고 싶다는 생각과 노력을 해보니, 그 일이 얼마나 고되고 가치 있는지 일인지를 알게 되었다.


마지막 셋째, 퇴근이 늦는 와이프 이해하기. 나는 야근하는 일이 일 년에 한두 번 할 정도로 손에 꼽는다. 야근은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번 한 주 늦게 퇴근하는 와이프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왜 늦게 오냐고 말 한마디 못했다. 나는 파워 I이고 와이프는 슈퍼 E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런 와이프에서 불평과 불만보다는 더 많은 사랑을 주면 나의 노고를 알아 주리라 생각했다. 늦게 퇴근하는 와이프를 위해, 딸아이들 마지막 양치질과 잠자리 그림책을 읽어 주다 보면 그리고 서로 자기 책먼저 읽어 달라고 싸우기 시작하는 순간에 와이프가 퇴근을 하여 집에 들어온다. 그 순간만큼은 너무나도 행복하다. 그리고 나는 다시 전업 주부로 돌아가 저녁 준비를 한다. 밖에서 열심히 돈 벌어 온 와이프를 위해 고등어구이와 청국장 그리고 오리 로스와 상추 초무침으로 저녁을 대접한다. 와이트가 제법 감동받은 눈치이다. 고마워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그러면 그 상황에 꼭 맞게 와이프는 나에게 제안이 들어온다. 내가 얼마 벌어오면 전업 주부 할 생각이 있어? 어림도 없는 일이지만, 나는 월 400이라 제안을 응수한다. 잠시 고민하더니 몇 년 안에는 가능할 것 같다고 한다. 그러면 속으로 아차 싶어 더 큰 액수를 부를걸 후회한다. 그만큼 늦게 퇴근하는 배우자를 기다리는 일은 고되고, 외로운 일이다.


오늘 있었던 일 중에 기억나는 일 3가지만 기록했다. 실은 더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리고 보고 느끼고 차고 넘치는 에피소드가 많았는데 막상 글로 기록하자니 방대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이 시간까지 의자에 앉아 있는 내 허리가 너무도 아파서 기록을 멈춰야 되겠다. 내 허리는 소중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