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실은 누구나 한 번쯤은 추억거리가 있는 공간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기억나는 추억이 있다. 킹오브파이터즈라는 격투기 게임에 홀려 내 머릿속에 온갖 필살기와 콤보로 시뮬레이션 돌리던 시절이 있었다. 동전이 귀하던 시절 오락실 앞에서 참 많이 서성거렸다.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날 볼 수 있다면 꼭 안아주고 싶다. 만원을 모두 동전으로 바꾸어 주머니에 넣어주고 싶다. 상상만으로도 그 시절 나는 행복했을게 뻔한다. 머릿속으로 상상으로 하는 기술이다 보니 실전에서는 자동 플레이어를 제대로 이겨보지 못했다. 잘하는 것보다 상상으로 시뮬레이션 돌려봤던 경험이 참 좋았던 거 같다. 특정 캐릭터의 연속기와 필살기를 연습한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흐름을 익히기 위해 평타와 연속기 또는 연속기 필살기 여러 가지 콤보를 조합해 보면서 운영을 해보는 연습을 한다. 물론 머릿속으로만 해본다. 참고로 어릴 때 나는 오락실 문 앞만 서성거렸던 아이였다. 지나고 나니, 현재 같은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있다. 안뒤축 걸고, 상대방이 자유본체를 유도한 후 엎드리면서 업어치기 혹은 외깃밭다리 걸다가 깃놓고 틀어잡고 허리후리기. 이미 다들 파악은 했겠지만 상상에 가까운 시물레이션 위주로 한다. 좋게 표현하면 이미지트레이닝이기도 하지만 여러 가지 조합을 사용해서 상대방의 무게 중심을 가져오거나 운영으로 상대방을 지치게 하는 목적이 있다. 최근에 자주 보는 동영상에 기술의 모션과 설명을 잘해주는 분들이 많이 있다. 그 영상을 먼저 시청하고 머릿속에 익히고 유도장에 가서 써먹는 연습을 해본다. 물론 유도장에서 메치기 대련을 하다 보면 조합이 생각나지 않을뿐더러 숨 쉬기도 바쁘게 된다. 요즘에 가장 많이 연습하고 있는 기술은 달려 들어가면서 허벅다리 차기이다. 나의 전략은 간단하다. 처음에 버틴다. 상대의 힘에 의존한다. 안 넘어지는데 모든 신경을 쏟는다. 상대방은 경우마다 다르지만, 넘어질 듯 안 넘어지는 나를 보면 오기가 생기는 듯한다. 그럼 나는 죽을힘을 다해 버틴다. 그러다 보면 그 한순간이 온다. 상대가 힘이 빠지는 몇 가지 증상이 보인다. 하나는 호흡이 가빠진다. 그것은 소리와 냄새로 파악이 가능하다. 상대방의 건강 상태도 어림짐작 할 수도 있다. 두 번째는 아귀힘이 빠지고 엉덩이가 뒤로 간다. 팔다리가 힘을 풀렸다는 증거다. 나는 이 순간이 오면 온 힘을 다해 나의 앞다리를 상대방 가랑이 사이에 쳐 집어넣는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빠르게 회전을 하면서 그대로 다리를 하늘 위로 차 올린다. 그 뒤는 생각을 못한다. 내가 의식이 있는 순간은 딱 거기까지이다. 그럼 둘 중에 하나다. 나 혼자 매트 위에 넘어져 있던지 상대방도 함께 넘어 있던지. 나는 이 기술을 전갈차기라 명명했다. 허벅다리 차 오르는 모습이 흡사 전갈 꼬리로 하늘로 쳐 올리는 모습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유도 운동을 하다 보면, 매일 나와의 싸움이다. 이렇게 기술 시뮬레이션과 작명이 없으면 재미가 떨어진다. 내가 유도를 재미있게 즐기기 위한 일종의 의미부여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