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1kg의 무게는 어떤 느낌일까?

런린이 다이어리 84

by 견뚜기

1kg의 체감 무게는?


체중이 1kg이 찌고 빠지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예전에 수상스키를 탈 때,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1kg 쪘다는 것은 1kg짜리 아령을 물에 넣었을 때를 상상해 봐. 그만큼의 무게만큼 너를 물위로 올리려는 부력이 필요한 거야."


1kg. 평소 생활하면서 1kg의 차이는 어지간해서 민감하게 느끼기 힘들다. 걷거나 이동할 때, 크게 무리가 안 되는 무게기 때문이다.


최근 러닝 머신 위를 달리면서 1kg의 무게를 적나라하게 느낄 수 있었다.


강동구로 이사 오면서 주중에 피트니스를 다니기 시작했다. 주로 피트니스 러닝머신 위를 다시 달리고 있다. 요즘은 영하 10도는 넘는 추위로 아침에 나가기 무섭다. 예전에 영하 10도에도 일산호수공원은 어떻게 뛰었는지 모르겠다. 이제는 아침 기온을 확인해서 기온이 영하 10도면 실외 달리기 의욕이 확 꺾인다. 결국 피트니스를 애용하게 됐다는 구차한 변명이다.

'역시 따뜻한 남쪽나라, 그곳은 피트니스.'


회사를 옮긴 이후 줄곧 일산호수공원, 한강공원 등 주로 실외를 달렸다. 실외를 달릴 때는 속도보다는 내가 편하게 달리는 페이스로 느긋하게(?) 달렸다.


그런데 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것은 달랐다. 눈앞에 속도, 시간 확인이 바로 가능하니 속도를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족저근막염이 발병하고 작년 초부터 달리기를 쉬었더니, 내 러닝머신 패턴이 기억나지 않았다. 어떻게 달렸었지?


정말 인간은 망각의 동물인가 보다. 몇 달 안 했다고 그 루틴을 까먹다니.


기억을 더듬어 봤다. 우선 두 가지 패턴이 있었다. 우선은 속도를 서서히 높여가는 방법이다. 오랜만에 하니 속도 8.0km/h로 시작해 매 500미터 단위로 속도를 0.3km/h를 높인다. 500미터부터 8.0km/h, 1km까지 8.3km/h, 1.5km까지 8.6km/h로 30분이 되면 4.5km, 10.2km/h정도가 나온다.


두 번째 패턴은 일정한 속도로 30분 이상 달리는 것이다. 평소 실외 달리는 속도보단 빠른 페이스를 오랜 시간 유지하는 힘을 기르고자 했다. 이 역시 8.0km/h부터 시작했다. 지금은 9km/h로 30분 이상 달리고 있다. 다치기 전 10km/h 속도로 다시 30분 이상 달리는 것이 목표다.


다시 달리면서 족저근막염이 재발할까 두려워서, 쉬는 동안 체력이 떨어져서 천천히 달려 버릇했다. 괜히 예전처럼 달렸다가 발이 아픈 것이 싫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다시 달리기 시작한 이후 몸이 편하게 천천히 달리는 게 익숙해져 버렸다. 덜 힘들면서도 잘 달렸다는 심리적 만족감도 높았다. 그렇게 슬로(Slow) 러닝에서 헤어 나올 수 없었다.

그래서 러닝머신을 달리며 다시 페이스를 끌어올리고자 했다.


마음을 다잡고 다시 러닝머신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페이스가 생각만큼, 아니 예전만큼 빠르게 올라오지 않았다.


아무리 휴식기가 있었다 하지만 전날 달렸던 속도조차 다시 달리기 힘든 날도 있었다. 분명 같은 속도인데 다리가 어제보다 무거운 느낌이 들고, 호흡도 어제보다 거칠었다. 몸이 힘들다고 아우성을 쳤다. 분명 전날은 잘 달렸었는데, 오늘은 안 됐다.


예전에는 하루 달렸다고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달리기 한결 편했다. 하지만 지금은 하루 지났다고 다리 움직임이 무겁고 호흡이 버거웠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속도를 더 낮춰 달렸다. 그래도 30분 이상 달리기는 해야 하니깐. 하지만 속으로 짜증이 나고 스트레스를 받았다. 체력이 이렇게나 망가진 걸까? 내 몸도 이제 나이를 이길 수 없나? 오만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웠다.


그러다 우연히 원인을 찾았다. 정답은 체중이었다. 월요일 체중을 쟀을 때 83kg였는데 술자리 때문에 체중이 84kg을 훌쩍 넘어 있었다. 1kg의 차이가 내 몸과 심장이 달리기 견디기 힘들게 만들었다. 1kg만큼 평소보다 다리에 힘을 더 줘야 하고 그만큼 산소가 더 필요하니 호흡도 미묘하게 빨라지며 심장박동이 더 높아졌을 것이다. 1kg의 무게, 걸을 때는 몰랐지만 막상 달리니 1분, 1분 지날수록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왔다. 기분 나쁜 묵직함. 이것이 내가 체감한 1kg의 무게다.


그래서 하루 날을 잡아 '24시간' 간헐적 단식을 실시했다. 일산 모임 팔라테스(Moim Pliates)에서 LS 원장님 주도로 했던 스위치온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통해 단식을 몇 차례 해봐서 큰 부담은 없었다. 전날 점심을 먹고 다음날 저녁까지 굶었다. 다행히 과음 전 체중으로 돌아왔다. 그 이후 내 체중의 마지노선은 83kg을 넘기 않는 것이다. 그래야 달리기 편하다.


정답은 음식양을 조절해야 하는 것이다. 이제 나도 나이가 먹는 양을 줄이지 않으면 바로 살로 가는 나이가 됐다. 인정하기 싫지만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와이프가 워낙 소식을 해서 나만 양을 줄이면 됐다. 그래서 1일 2끼, 1일 3끼 소식, 탄수화물 피하고 단백질 위주의 저녁 약속 등을 식사양을 조절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다행히 83kg대를 잘 유지하고 있다. 체중이 관리되니깐 그리고 내가 생각한 러닝머신 달리기 역시 계획대로 잘 뛰고 있다.


1kg의 무게, 막상 체감하니 엄청났다. 그리고 1kg를 다시 줄이니 한결 가벼워진 몸의 효과도 확실했다. 이래서 체중 관리를 안 할 수가 없다.


1kg가 줄면 그만큼 내 몸이 편해지고, 1kg이 늘면 그만큼 몸에 가해지는 부담도 커진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