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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우지우 Oct 18. 2024

24년 부국제(BIFF) 리뷰(4)

영화 리뷰

9()   

  

<나미비아의 사막> 16     

어찌나 피곤하던지, 1회차 포기, 2회차도 포기, 3회차도 포기할까, 이럼서 유튜브로 본 영화 예고편으로 보는데, 봐야겠는거라. 그래서 급 준비해서 후다닥 나와서 상영관으로 직행. 이 영화도 러닝타임이 137분이었는데, 러닝타임에 비해 지루함없이 흥미롭게 본 영화. 물론 같은 타임에 <슈퍼 해피 포에버>를 보고 싶었으나, 예매 실패. 차선으로 선택한 영화긴 했는데, 의외로 괜찮았던 작품. 일단 주인공 카나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인물이기 때문에, 그 인물만 따라가다보면 영화 끝나있다. 카나를 연기한 가와이 유미 배우의 연기가 매우 인상적이고, 장편영화를 15일만에 찍었다는 감독 야마나카 요코는 재능이 차고 넘치는 감독이구나 싶었던 작품.      


<고스트라이트> 2030분      

이 영화도 영화제 후반으로 갈수록 잔잔하니 입소문이 좋아 궁금해서 본 작품인데, 생각보다 무난했던 작품. 그러나 막상 다음날 지인에게 본 영화의 줄거리를 소개하면서 엔딩장면을 돌이켜봤을 때, 눈물이 찔끔날 것 같았다. 한 가족의 아픔과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이 중첩되며 펼쳐지는 이야기인데, 작은 소품같은 작품이지만 대본을 참 잘 썼다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 공동감독이자 극작가, 출연하는 배우들까지 시카고연극단의 인연들이 함께 만든 작품으로, 작품을 참여한 사람들에게는 재밌는 작업이었을듯. 그리고 극중 엄마, 아빠, 딸이 실제 가족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영화를 보는 동안 왜 몰입하지 못하고 대면대면하게 봤을까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중년의 아저씨가 주인공이라서 그런듯하다. 영화 후반 극중 엄마가 아빠에게 '이때까지 손놓고 있어놓고 마지막에 주인공 노릇하면 다야?' 이러는데, 평소에 자주 느끼는 바라 그랬던듯. 

    

※ 오늘의 놓친 작품 

11시 룸 넥스트 도어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신작이라 픽했으나, 역시나 1회차의 압박으로 포기. 그리고 곧 국내개봉하는 것 같으니 그때 보자.      




10(     


<부서진 마음의 땅> 2030분      

페막 전 마지막 영화니 기필코 보고 싶은 영화를 보겠어!! 이럼서 예매에 성공했다. 이 영화도 영화제 후반으로 갈수록 입소문을 타서 평일 회차였음에도 매진이었다. 영화는 좋았다. 그 시절 홍콩영화를 좋아했거나, 혹은 영화라는 매체를 사랑하는 관객들이 환장할 만한 요소를 두루 갖춘 작품으로, 과연 국내개봉할까 싶지만, 국내개봉을 한다면 다시 한번 제대로된 컨디션에서 제대로된 환경으로 보고 싶은 작품.


왜냐, 일단 영화제 후반이라 몸이 피곤하기도 했고, 하필 옆좌석 관객이 빌런이었거든;; 상영관에 입장했는데 왠 유럽여자가 내 자리에 앉아 있음. 멀뚱히 보고 있었더니, 비어있던 내 옆자리로 이동함. 그러더니 부시럭부시럭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냄. 영화 시작했는데 스크린 촬영. 그러고는 영화 보는 내내 이케아 장바구니 재질의 가방을 부시럭부시럭 계속 매만짐. 영화의 후반부 화면상 자막으로 ‘3년후’가 뜨자 또 다시 부시럭부시럭 카메라를 꺼냄. 영화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스크린 촬영. 나 또 이런 빌런 너무 오랜만이라 당황했네. 영어가 유창했다면 어케 저지하거나 지적을 했을텐데, 허허.    

   

여튼 본 작품은 영화라는 매체가 시간과 공간을 감독이 원하는대로 아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매체라는 것, 그것이 문학과 가장 큰 차이라는 점을 새삼 느끼게 해준 작품이었다. 몇 년전 부국제에서 <열대왕사>를 봤을 때만 해도 감독의 차기작을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 작품을 본 이후에는 원스페이 감독 작품이라면 무조건 픽할 것 같다. 아마도 하마구치 류스케처럼 부국제에서 아이돌급 인기를 구가하는 감독이 되지 않을까 싶은, 조만간 이 감독의 작품은 예매가 매우 힘들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11()    

 

<영혼의 여행> 20시      

작년 폐막작 <영화의 황제>는 아시아의 젊은 감독 중 차기 봉준호를 꿈꾸는 사람이 많다, 무엇보다 돼지 낙사의 충격이 크다, 정도가 다였는데. 올해 폐막작인 에릭쿠 감독의 <영혼의 여행>은 잔잔하니 괜찮았다. 폐막작 보고 영화가 괜찮다 느낀 건 몇 년 전 <매염방> 이후 오랜만인 듯. 이미 죽은 영혼이기에 프랑스어, 일본어 간 언어의 장벽 없이 소통이 가능하다는 게 인상적이었고, 결국 아빠와 아들의 이야기였음에도 영화가 끝나고 남는 건 카트린느 드뇌브였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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