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사진가

Epilogue / 그래 봤자, 직딩의 사진 #31

by 재의귀인

브런치 북 프로젝트를 위한 마지막 맺음말을 올린다. 우연히 시작한 브런치 글쓰기였지만 어느덧 글이 30개가 넘었다. 글을 한 줄씩 써내려 가면서 좋아하는 취미에 대해 다시 한번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된 듯하다.

시간이 자유롭지 못해 틈틈이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셔터를 누른다.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아도 묵묵히 그냥 한 컷씩 사진을 담는 것이 그저 좋아서 시작한 취미다. 글로써는 당당하게 나의 주장을 펼쳤다. 사진은 답이 없다고 몇 번씩 얘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정답인양 너무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다. 막상 그 글을 돌아보니 부끄럽기 그지없다. 같이 포스팅한 사진들도 몇 년간의 시간적 갭이 있다 보니 퀄리티의 편차도 더 심하게 느껴진다. 몇번씩 읽고 또 읽어봐도 부족함이 여과없이 널려있는글...


그래도 어쨌든 나의 꿈은 사진작가다


마지막 맺음말로써 지금의 직상 생활과 취미 사진 생활과 비교를 할까한다. 고작 취미와 십수년을 해온 생업과의 비교는 말이 안될지 모르겠으나 그만큼 사진이라는 취미가 얼마나 즐거울 수 있는지 알려드리고 싶다. 사진 생활이 지금의 회사 생활보다 나에게 더 강하게 울림을 주는 면이 무엇일까?


모든 것을 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모든 사진의 과정은 나의 생각과 행동을 통과한다.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다. 카메라를 손에 드는 순간 내가 진짜 이 세상에 살아 있음을 느낀다. 내 삶의 주인이 정말 '나'인 것처럼 느껴진다.

나혼자 / 나혼자 결정할 수 있는 것 중 정말 몇개 안되는 것 중 하나

회사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저 하나의 부품처럼, 그렇게 하루하루가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스쳐간다. 그 삶의 주인은 분명 내가 아니다.


그곳에 가지 않으면 그곳을 촬영할 수 없다


회사에서는 회의를 할 때, 밥을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많이 움직이지 않는다. 올해부터 차를 가지고 출퇴근을 하면서부터 더욱 그렇다. 그런데 사진은 그곳에 가지 않으면 그곳을 촬영할 수 없다. 즉 행동 반경이 점점 넓어진다. 그래서 몸은 계속 움직이게 되고 항상 걷게 된다. 시간이 조금이라도 허락하는 한 계속 새로운 곳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도 취미로서 즐거운 일이다.

그곳에 가자 / 최소한 아파트 옥상이라도...

내가 좋아하는 영화 대사가 하나있다.


"길을 아는 것과 길을 가는 것은 다르다."


회사에서는 작은 우리 속에서 길을 알기만 한 것 같다. 사진은 길을 가는 것이다. 유명한 출사지가 아니더라도 여러분들 주변을 돌아보면 밟아보지 못한 땅은 어마어마하게 넓다. 그곳에 여러분의 피사체가 기다리고 있다.


고독하지만 즐겁다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고'은 사진을 하는 사람들의 숙명이다. 물론 커뮤니티를 통해서 여러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며 즐겁게 경험하고 체험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은 혼자, 외롭게 그 고독감에 빨리 익숙해지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어차피 여러분 스스로 결정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 고독을 스스로 맛보고, 음미하고,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혼술, 혼밥 그런 문화도 일종의 그런 뿌리를 두고 있는 것 처럼...

퇴근길 / 만약 카메라가 없었다면 나는 퇴근길을 의미없이 허비했을 것이다.

올해 전시회는 초겨울쯤 회사 전시장을 빌어 열 생각이다. 지금 준비를 조금씩 하고 있는데 처음 경험하는 것이라 만만치 않다. 그래도 나 스스로에게 사진을 하면서 약속한 것인데 절대적으로 꼭 지키리라 다시금 다짐해본다. 여기서 브런치 프로젝트 마지막 글을 마친다.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사진은 미친 듯이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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