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민중 이야기-(1) 사회적 현상과 요구 20221025수
솔뫼학교의 활동 이야기는 문해교육의 배경에 대한 이해로부터 출발한다.
요즘 우리가 체감하는 문해교육은 1980년대의 정치적 상황과 1990년대의 사회적 요구가 맞물리는 상황에서 출발했다. 이 시기 한국사회는 정치적으로 민주화를 요구하는 민중의 목소리가 커지는 혼란한 때였다. 민중(民衆)은 국가나 사회를 구성하는 일반 국민으로 흔히 피지배 계급으로서의 일반 대중을 가리킨다. 민중은 한 나라의 이름 없는 민초들인 동시에 국가 성장과 위기 극복을 위해 헌신적으로 역할을 다하는 한 국가의 중심이다. 한 요구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해방 이후 혼란한 시기를 벗어나려는 열망 때문이었다.
지금부터 200여 년 전 우리나라 민중(백성)의 관심은 어디에 있었을까? 유럽에서는 증기기관이 만들어지고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삶의 방식이 바뀌었어도 여전히 상감마마의 옥체를 걱정하거나 절대군주의 리더십에 관심이 있을 뿐이었다. 세계는 산업구조가 바뀌며 빠르게 변하고 있었지만 세상 일 보다 일상의 영위가 우선이었다. 그러나 일본에 의해 강제로 한일합병이 되고 36년간 나라의 주권을 잃고 자유를 빼앗긴 뒤에야 억눌린 민중의 생각은 바뀌기 시작하였다. 나라를 잃은 민족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리의 얼, 우리말, 우리글이었다. 하루빨리 독립을 통한 정부를 만드는 일이었고 잃어버린 주권을 회복하는 일이었다.
나라를 빼앗긴 민족에게 자기 나라를 되찾는 일은 엄청난 사건이다.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패망으로 우리나라는 마침내 해방을 맞이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1950년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으며 폐허가 된 척박한 땅 위에 새로운 희망을 심어 나갔다. 해방과 6.25 전쟁 이후의 과제는 새로운 도시건설을 위한 사회재건이 무엇보다 시급하였고 가난에서 벗어나는 일이 급선무였다. 이때 수많은 청년들이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하며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위한 산업화가 시작되었다. 산업화는 우리의 생활환경과 삶의 방식에 변화를 가져오며 누구나 열심히 일하면 잘 살 수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도심으로 이주하였다. 농사를 짓던 농토에는 농사 대신 제조공장이 들어서고 여기저기 높은 굴뚝에서는 미래를 향한 성장의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것이 우리나라 근대화를 위한 사회 풍경이었다.
근면 성실을 덕목으로 삼고 일하던 농경사회의 인식은 하루아침에 제조공장들로 바뀌고 작업복을 입고 출퇴근하는 모습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상이었다. 농촌에서 도시로 삶터를 옮긴 청년들은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힘든 노동시간을 견디어 냈다. 산업화의 이면에는 재해의 위험, 노동력 착취, 배움에 대한 열망 등 새로운 문제가 나타났다. 이때는 산업현장의 문제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교육, 문화, 사회 등 모든 분야에 나타나는 격변기의 시대였다.
정부는 나라의 기강과 경제적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하였다.
자연스럽게 정치와 경제는 밀착되어 서로의 부족분을 채워주는 정경유착의 현상이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노동자 개인의 인권보다 기업의 성장이 우선시 되어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지만 쉽게 개선되지 않았다. 이런 사회현상에 먼저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은 대학생들이었다. 그들은 자신의 부모와 형제들이 거주하는 소도시, 농어촌, 산간 지역에서는 아무리 땀 흘려 일을 해도 불공정한 사회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생들은 정부를 상대로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개선을 요구하고 인간의 권리를 찾는 노력을 하였다. 이것이 '민주화‘의 요구다.
민주화(民主化)는 민주주의적으로 되어 가거나 그리되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민주화는 인권이 존중되고 사람이 사람으로서 대접받는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다. 민주화의 과정은 수많은 학생과 시민들이 정부와 기득권을 선점한 세력들에 맞서 권리를 주장하는 것으로 노동현장, 종교단체. 학계, 정치계, 일반시민들까지 참여하며 연대하는 확장을 힘을 보였다. 그 결과 6.29 선언으로 대표되는 민주화운동의 결실을 보게 되었다.
이러한 분위기는 독재정권에 비해 인권과 자유가 어느 정도 보장되었다. 언론, 소집, 결사의 자유가 보장되고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분위기가 형성되자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교육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들은 우리나라 사회발전을 위해 희생하고 자식들을 위해 헌신한 글 모르는 성인들이었다.
글 모르는 성인들 '비문해자'
이들은 스스로를 '문맹자'라 규정하며 못 배운 자신의 정체가 드러날까 두려워 숨어 지내던 사람들이다. 학령기를 놓치고 성인이 되었어도 글을 몰라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였다. 누군가는 그들을 이해하고 대신하여 "글 배울 권리"와 "교육 평등"을 실천해야 하는 일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마땅히 ‘문해교육’이 수면 위로 올라와야 한다는 것을 예고하였다.
= 다음에 이어질 내용은 '(2) 비문해 학습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