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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카소 Dec 04. 2023

갭투자로 내집마련 전략

부린이를 위한 부동산 이야기

갭투자란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것을 말한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부동산 자산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구입한 부동산은 투자 대상이지 실수요나 실거주를 위한 게 아니다. 대부분의 갭투자는 적은 비용으로 부동산을 묶어 뒀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시세차익을 노리며 되파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예컨대 주택 가격이 3억원이고 해당 주택에 전세 세입자가 2억 4천의 보증금을 내고 전세를 살고 있다면 해당 주택은 6천만원만 있으면 매입할 수 있다.

이렇게 6천만원만 들여 주택을 구입한 후 전세보증금을 2억 5천으로 올리면 1천만원의 수익을 손쉽게 올릴 수 있다. 주택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여서 3억 5천만원으로 오른다면 5천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세금을 고려한다면 이 보다는 수익이 낮아지겠지만, 결코 작다고는 할 수 없는 수익이다.


갭투자가 인기를 끌었던 2016년 초반까지 전세값이 끝을 모르고 상승하던 때라 매매가격의 90%까지 전세가가 오르던 시기였다. 이때 발품을 팔아 갭투자하기 좋은 빌라를 찾았다면 1000만원 정도로 갭투자를 할 수 있었다. 갭투자는 전혀 새로운 방식의 부동산 투자는 아니다. ‘전세 안고 집산다’는 표현처럼 매매가격과 전세보증금 차액만큼만을 투자하여 집을 사는 것은 사실은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다만, 최근의 갭투자는 전세가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던 시기와 맞물려 좀 더 전문적인 부동산 투자방법으로 이용됐다는 차이가 있고, 갭투자 후 1~2년안에 되팔아 승부를 본는 특징도 있다.


갭투자는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이기 때문에 주로 과세를 피할 수 있는 9억 원 이하에 갭이 1억 원 이하의 아파트가 투자 대상이 된다. 투자 대상 지역은 주로 서울의 외곽이나 개발이 기대되는 낙후된 지역,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 지역이 그 대상이다. 그 중에서도 도심지 외곽의 역세권이 각광받기 마련이다. 

즉, 서울 중심지로 들어오는 데 전철로 1시간 정도 걸리는 곳이 좋은 투자처다.  


 갭투자가 활발한 지역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지역별 전세가율을 확인하는 것이다. 2023년 2월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의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70% 정도다. 전세가율은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사이의 비율로서 전세가율이 높으면 갭투자가 용이하다. 현재 서울에서 전세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곳은 중랑구, 중구, 강북구다.  


갭투자가 활발한 지역을 알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보증금승계 비율이 있다. 작년 기준 보증금승계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용산, 강남, 성동, 송파, 마포 순이었다. 서울 외 지역으로는 경기 과천, 성남분당, 대구 수성구, 세종시 등이 보증금승계 비율이 높았다.


일반적으로 전세수급 상황이 나빠지면 갭투자가 활발해진다. 전세수급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는 전세수급지수가 있다. 전세 수요 대비 공급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서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공급 부족을 나타낸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값은 100이다. 2023년 2월 기준으로 지역별 전세수급지수는 서울 160.8, 경기 150.4, 인천 159.2로 조금씩 높아진 상황이다. 갭투자가 활발해질 수 있는 조건이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아도 중심지에 아파트를 사기에는 자금이 부족한 무주택자들이 갭투자에 관심을 보인다.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불안심리 때문에 우선 가능한 범위에서 주택을 잡아 두기 위해 갭투자에 뛰어드는 경우도 많다. 그 외 주식이나 다른 금융 투자에 재미를 보지 못한 중소자본 투자자들이 갭투자를 주도한다. 


  정부가 지난해 말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후 시가 9억원 이상의 아파트에 대한 은행권 대출 제한, 2주택자의 전세 자금 대출 제한 등으로 인해 갭투자는 주로 소자본을 쥔 사람들에 의해 움직인다.

최근에는 대학생 포함 2030세대들도 갭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주로 역세권에 위치한 소형 평수의 원룸과 오피스텔이 그 대상이다. 투자 여력이 없는 대학생들에게 있어 갭투자는 목돈을 모을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으로 선호된다. 부동산 투자 동아리나 갭투자를 위한 선후배 친목모임까지 활발하다.


갭투자 한다고 무조건 수익이 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2가지 전제조건이 있는데, 첫째는 전세보증금과 매매가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아야 한다. 


갭투자를 하는 분들은 보통 매매가의 80%~90% 선에서 전세보증금이 설정된 주택을 공략한다. 한 채의 주택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채의 주택에 투자하여 승부를 보기 때문에 갭 즉, 전세보증금과 매매가격의 차이가 작아야 갭투자를 하는 의미가 있다.


두번째는 집 값과 전세보증금이 올라야 한다.

이 조건은 당연한 조건이다. 집 값이 올라야 되팔 때 수익을 낼 수 있고 전세보증금이 오르는 추세여야 보증금을 올려도 세입자를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입자를 구하기 쉬어야 한다는 것도 중요한 전제 조건이다. 갭투자를 한 후 수익을 보는 시점은 1~2년이 보통이긴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좀 더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때 세입자를 구할 수 없다면 전세보증금만큼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게 된다.


갭투자의 가장 큰 위험성은 자금 유동성 문제다. 세입자가 전세를 빼면서 제때 빈자리를 채울 새 세입자가 없다면 낭패다.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해 강제 경매로 넘어가는 건수가 많다. 


최근에는 전세금을 떼이는 세입자들이 많아져 근저당 설정 부동산을 기피한다. 소유주 입장에서는 주책담보대출을 받는 등 과거에 비해 부동산 활용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집은 팔고 싶다고 팔 수 있는 게 아니다. 

팔고 싶을 때 집값이 올라 있어 시세차익을 얻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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