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린이를 위한 부동산 이야기
집의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원래 뜻인 '거주공간'일 수도 있지만, 다른 이에게는 일종의 '자산 증식의 수단'일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건물을 지을 공간이 한정적인 곳에서는 집은 사람들에게 후자의 의미로 더 와 닿는 중이다.
특히 서울 아파트는 뛰어난 입지와 희소성으로 꾸준히 고가에 거래되면서, 투자용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곤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집을 일종의 안전자산으로 여기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부동산이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맞는 걸까? 안전자산이란 투자에 따른 위험이 적은 금융 자산을 이르는 말로, 달러와 채권, 금 등이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반면 주식처럼 수익이 불확실하거나 손실까지 입을 수 있는 자산을 위험자산으로 일컫는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경제 불황으로 주식 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되려 투자자들의 관심이 부동산으로 쏠리고 있다. 실제로 2018년 1월 이후 코스피 지수가 내리막을 걸어올 동안, 서울 집값은 꾸준한 상승세를 그리는 중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부동산이 안전자산이라는 믿음이 커진 이유다.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도 부동산이 안전자산이라는 공식을 굳건하게 만든 요소다. 기존 금융 상품의 매력이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유동자금을 부동산으로 이동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전체 대출 금리 역시 지난 해보다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점이 부동산 매수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게다가 앞으로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도 존재해, 부동산 시장으로 유동자금이 쏠리는 현상은 더욱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전문가들은 부동산을 '안전자산이라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을 하는 사람들의 의견도 있다. 물론 부동산이 주식과 같은 다른 금융투자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은 것은 맞다. 그러나 대부분의 투자자는 대출을 끼고 부동산을 사들인다. 매입가의 절반 이상을 대출로 충당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부동산이 투자 자산화되어 레버리지 활용 비중이 커진다면, 경기 하강과 같은 외부 충격에 취약한 구조로 전락하고 만다. 진정한 의미의 안전자산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이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이유는 국내 투자자들의 고정 관념 때문이기도 하다. 이들 사이에서는 현재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언젠가는 오른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하지만 부동산은 매수자와 매도자가 있어야 거래가 이뤄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경기가 침체되는 상황에서 매수수요는 당연히 감소할 수밖에 없다. 반면 집을 팔려는 사람은 늘어나니, 가격은 자연스레 하락하게 된다. 부동산도 수요와 공급의 원리가 적용되는 것이다.
국내를 비롯해 세계 경제가 위기를 겪게 되면 부동산 시장은 가격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물론, 동시에 환금성까지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우리나라 국민들은 안전자산이라 믿었던 금융상품이 한순간에 위험자산으로 변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 그러니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여부를 따지기보다는, 경제 상황과 보유자금을 충분히 고려해 자신에게 맞는 재테크를 고민하여 적절한 포트폴리오를 실현해야 한다.
부동산 투자를 고민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우리나라가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과거 6%대 성장을 구가할 때는 금리도 높아 예금으로도 충분히 노후 준비가 가능했지만, 2~3% 저성장 시대에 금리도 3%대로 내려간 상황에서는 확실히 투자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한때 ‘10억원 만들기’ 열풍이 불었다.
그 당시에는 6%대 금리여서 10억원만 있어도 연간 6000만원 수익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20억원을 가지고도 잘해야 연간 6000만원 이자 수익을 낼 수가 있다. 자산이 아주 많은 사람이나 소득이 안정적으로 발생하는 사람은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예금에 자금을 넣어두는 것이 의미가 있지만, 대다수 일반 직장인은 예금만 의지해서는 자산증식이나 노후준비가 부족할 수 있다. 그래서 요즘 직장인들은 그 대안으로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갖고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는 것 같다.
가령 연간 6% 임대 수익이 나오는 상가를 10억원에 구입한다면 연간 6000만원이라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역세권의 유망 입지의 상가라면 매각 차익도 기대할 수 있고, 임대료가 올라 수익도 늘어날 수 있어 일석이조의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현시점에 제4의 연금인 임대소득으로 노후 준비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
보통 노후 준비를 얘기할 때 3층 석탑을 쌓으라고 얘기한다. 우리나라 국민의 대표적인 노후 준비 상품인 국민연금을 비롯해 개인연금, 퇴직연금이 그것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소득 대체율은 일반적으로40%에 지나지 않는다.
당장에 돈 들어갈 곳이 많다 보니 노후준비를 위해 사적연금에 가입했다가도 만기까지 가지 못하고 중간에 해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적연금 수령액이 물가 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그다지 많지 않은 것도 한 가지 이유다. 그런 사유로 은퇴자가 완벽한 노후 준비를 위해서는 제4의 연금을 준비할 필요가 절실하다.
그것이 바로 임대소득이다.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꾼 적이 있을 것이다. 내가 일을 하지 않아도 생활비가 매달 정기적으로나온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60세에 은퇴해 100세까지 산다면 무려 40년간을 특별한 소득이 없이 살아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이제는 장수가 행복이 아닌 불행이 될 수도 있다.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인생 제2의 황금기인 은퇴 후를 빈곤 속에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주택 시장은 최근 2~3년간 가격 급등세를 마감하고 하향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주택 시장을 둘러싼 환경을 들여다보면 ‘하향 안정세가 아니라 침체를 걱정할 시기가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로 접어 들었다는 것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서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대출 규제 및 청약 1순위 요건 완화, 전매 제한 제도 완화, 안전진단 완화 등 전방위적인 부동산 활성화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지난 2~3년간 아파트 공급과 입주 물량이 많다 보니 전세 가격도 하락하고 있고, 집주인이 차액을 반환하기 위해 대출을 알아보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너무 많이 상승한 주택 가격으로 매수자는 시기를 저울질하고, 아직까지 서울 지역은 매도자가 호가를 계속 올리고 있지만 언제까지 갈지는 미지수인 것 같다.
반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상가나 건물 시장은 여전히 자산가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임대료 수익이 있다 보니 금리가 오르더라도 방어할 수가 있고, 안정적인 투자처로 부동산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혼돈의 시기에 부동산 투자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앞서 기술한 대로 100세 시대를 대비한 부동산 투자가 필요하다.
주택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향후 10년을 바라본다면 일정 기간 부침을 겪은 후 다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무주택자라면 가격 조정을 보이는 시기에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게 좋다. 투자자도 긴 안목으로 지하철이 뚫리거나, 재개발•재건축 등 미래 가치가 있는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노후를 앞두고 있는 50대 초반이라면 월세가 나오는 상품을 준비해야 한다.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노후는 암울하고 자녀가 결혼하지 못하거나 취업을 못하고 있다면 그 위험은 더욱 크다.
우리가 평균적으로 30년간 직장 생활을 해서 받는 국민연금은 한 달에 200만원 내외다. 만일 6% 임대 수익이 나오는 부동산에 투자했다면, 즉 2억원을 투자해서 100만원을 만들 수 있다면 훌륭한 투자라고 할 수 있다. 잘하면 임대료도 오르고 매각 차익은 덤으로 누릴 수 있다.
100세 시대, 우리가 부동산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다. 또한 무엇보다 중요한 올바른 자산관리의 핵심은 이러한 지식과 지혜를 갖춘 상태에서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것이다. 자산관리라는 높은 계단을 쌓아 두고 계획과 전략을 세워도, 한 걸음 한 걸음 계단을 오르지 않으면 항상 제자리인 것처럼 자산관리의 결과는 행동에 있다. 행동이 80%이고 지식이 20%라는 것을 항상 상기해야 한다.
어떤 전략보다 더 중요한 사실 한가지. 당신의 은퇴자산 포트폴리오에 대한 관심이다. 당신은 당신의 은퇴자산이 무엇이며, 어디에 투자하고 있는지를 알고 있어야 하며, 수시로 이를 점검해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 상당수는 자신의 은퇴자산 포트폴리오가 무엇이며 어디에 투자되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 매일 지출을 줄여야 된다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아등바등 하면서도 자신의 돈이 어디로 가고 있고, 어느 곳에 어떻게 투자되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 황당한 노릇이다.
당신은 반드시 시간을 내어 현재 당신이 투자하고 있는 부동산의 위험성이 얼마나 되는지를 확인하고 가입하고 있는 국민연금과 퇴직금, 개인연금과 펀드 등에 얼마가 들어가 있고 매월 얼마씩 넣고 있는 지 확인하면서 은퇴자산 포트폴리오의 밑그림을 그려나가야 한다.
가장 잘하는 재테크는 평생 돈이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돈이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꼭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노후설계이다. 젊은 시절 생각 없이 허투루 써버릴 수 있는 돈 만원이 당신의 노후에는 엄청 난 힘과 의미를 부여해 줄 수 있다.
추운 겨울을 대비한 개미처럼 젊은 시절 열심히 노후를 준비하고 대비한 자만이 풍요롭고 아름다운 인생 후반전을 맞이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