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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를 하면서 깨달은 것들...

by 지은



발레를 배우기 전까지, 나는

내 몸을 이렇게까지 세밀하게 신경 써본 적이 없었다.

예쁘게 움직이는 것보다, 내가 내 몸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조차 몰랐으니까.


처음 발레를 시작한 건 계획된 일이 아니었다.

요가를 하던 중, 남은 수강권을 소진하기 위해 듣게 된 수업이 발레였다.

솔직히 말하면, ‘한 번 들어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그런데, 수업이 끝나고 나서도

온몸에 남아 있는 여운이 너무 강렬했다.

음악에 맞춰 움직이는 게 이렇게 행복한 일이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그렇게 발레를 계속 배웠고, 어느새 5년이 지났다.

프로필 촬영도 했고, 토슈즈도 신어봤다.

처음엔 가벼운 취미였던 발레가, 이제는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


발레가 내 몸을 바꿨다


발레는 단순한 유산소 운동이 아니었다.

움직임 하나하나에 엄청난 집중력과 근력이 필요했다.

나는 생각보다 훨씬 더 내 몸을 컨트롤하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다.


처음에는 단순히

“이 동작을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지만,

발끝, 손끝, 시선, 중심 잡기, 호흡까지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어야만 제대로 된 동작이 나왔다.


거울 속 내 모습은 생각보다 어설펐고,

머릿속에서는 우아한 발레리나였지만,

실제로는 어깨가 들리고, 손끝이 흐트러지고,

균형을 잡지 못해 휘청거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 몸의 작은 변화들이 보였다.

무의식적으로 구부정하던 어깨가 펴졌고,

예전보다 중심을 잡는 것이 쉬워졌으며,

몸의 라인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움직이는 것 자체가 즐거워졌다.

처음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냥 발레를 하는 순간 자체가 좋았다.

완벽한 동작이 아니어도, 음악에 맞춰 몸을 맡기는 순간들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졌다.


발레가 내 마음을 바꿨다


발레를 하면서 가장 크게 바뀐 건,

사실 몸이 아니라 마음이었다.


처음엔 ‘나는 몸치인데,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많았다.

거울 속 내 모습을 보면 부족한 점이 너무 많았고,

발레는 내게 너무 어려운 운동처럼 보였다.


하지만 발레를 하면서 한 가지 중요한 걸 배웠다.

잘하는 것보다, 계속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


발레는 절대 한순간에 완성되지 않는다.

같은 동작을 반복하고, 또 반복해야 한다.

처음엔 엉성하던 동작도,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다듬어지고, 몸에 스며든다.

그리고 그런 과정 속에서, 나는 내가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


발레는 나에게 완벽함을 강요하지 않았다.

대신, 조금씩 더 나아지는 법을 가르쳐줬다.

그걸 깨닫는 순간, 나는 발레를 더 사랑하게 되었다.


발레를 계속하는 이유


발레를 5년 동안 꾸준히 해오면서,

나는 내 몸을 더 사랑하게 되었고,

내 마음을 더 단단하게 만들 수 있었다.


발레가 내 몸을 우아하게 만들어주었을까?

아마 완벽하게 그러진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발레가 내게 준 가장 큰 선물은,

움직이는 것을 즐기는 마음이었다.


완벽한 동작이 아니어도 괜찮다.

균형을 잡지 못해 휘청거려도 괜찮다.

중요한 건, 나는 계속 움직이고 있고,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것.


이제 나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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