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자격시험 응시수수료 환불 규정의 불합리를 개선하다

by JOHN

요새 취업하기 참 힘들다. 좋은 일자리가 많이 없기도 하지만, 취업하기 위해서 필요한 능력도 많다. 대학 졸업, 각종 자격증, 외국어 능력, 언턴 경험 등등 해야 할 게 넘쳐난다.


그중에서도 20~40대 취준생과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84.1%가 취업이나 이직에 자격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응답할 정도로 자격증은 취업에 중요한 요소이다.


이를 증명하듯 2022년 국가기술자격시험에 응시한 사람만 160만 명이다. 이중 취업이 가장 잘되는 자격증이라고 알려진 '정보처리기사'만 해도 응시한 사람이 4만 명이 넘는다.


국가자격증은 크게 국가기술자격과 국가전문자격으로 나뉜다. 우리나라엔 500여 종의 국가기술자격과 200여 종의 국가전문자격이 있다. 이중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시행하는 국가자격시험은 기술자격 496종, 전문자격 85종이다.


대표적으로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국가자격시험에는 '정보처리기사, 건축기사, 토목기사' 등 각종 기사 및 기능사 시험과 사회복지사, 세무사, 변리사, 공인중개사 등 전문자격시험이 있다.


이런 자격시험을 응시해 본 사람은 대부분 공감하겠지만, 불가피한 이유로 시험에 응시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한국산업인력공단 역시 '국가자격시험 응시수수료 사후환불 기준'을 만들어 취소 기간 종료 후에도 아래의 환불 사유에 해당되어 시험에 응시하지 못한 사람은 시험일 이후 30일 이내에 환불을 받을 수 있다.


배우자, 부모 등 친족의 사망

본인의 사고 및 질병으로 인한 입원

국가가 인정하는 격리가 필요한 전염병 감염

북한의 포격도발 등 국가 위기로 휴가, 외출 등이 금지된 군인

예견할 수 없는 기후 상황으로 대중교통수단이 두절된 경우


그러나 이렇듯 불가피한 사유로 시험에 응시하지 못한 경우에도, 일괄적으로 응시수수료의 50%만 환불하고 있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시행 국가자격시험 '응시수수료 사후환불 기준'


이에 반해 '컴퓨터활용능력, 워드프로세서, 비서, 무역영어, 한글속기' 등 국가기술자격 15종을 주관하는 대한상공회의소는 위와 같은 사유로 시험에 응시하지 못했을 때, 응시수수료의 100%를 환불하고 있었다. 대한상공회의소 시행 국가자격시험은 '검정관리운영규정'의 수험료 환불 기준에 따라 아래와 같은 불가피한 사유로 시험에 응시하지 못한 경우, 응시 수수료의 100%를 환불한다.

대한상공회의소 시행 국가자격시험 '검정관리운영규정'

한국산업인력공단 시행 국가자격시험에서 직계가족의 사망 및 천재지변 등으로 불가피하게 시험에 응시하지 못함에도 응시수수료의 50%만 환불하는 것은 부당하다.


같은 사유로 시험에 응시하지 못했지만 국가자격시험의 시행주체가 다르기 때문에 응시 수수료의 환불요율이 차이가 나는 것은 타 자격시험과의 형평성 문제있다.


특히, 한국산업인력공단 시행 국가자격시험은 기타 운영주체의 국가자격시험 보다 그 숫자가 많아 청년들의 부담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됐다.


따라서 한국산업인력 공단 시행 국가자격시험의 응시수수료 환불 관련 규정을 개정하여 '직계가족의 사망, 본인의 사고 및 질병, 전염병 감염, 심각한 국가 위기단계 발령으로 휴가 및 외출 등이 제한된 군인과 군무원, 예견할 수 없는 기후 상황으로 교통수단이 두절된 경우 등에는 응시수수료의 100%를 환불하는 것이 필요했다.


나는 2023년부터 2024년까지 법제처 국민법제관으로 활동했다. 국민법제관 회의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담아 '국가자격시험 응시수수료 환불 규정의 불합리 개선안'을 제안했다.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이와 같은 내용을 수용하여 2024년 '국가기술자격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관련 내용을 정비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2024년 5월 13일, 마침내 국가자격시험 응시수수료 사후환불 규정이 변경되어 불가피한 사유가 발생했을 때 응시수수료의 100%를 환불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응시수수료 사후환불 문제는 사소한 문제 취급을 받을지 모른다. 하지만 아무도 문제제기 하지 않고 관심을 갖지 않으면 불합리한 규정이라고 고쳐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문제제기를 하고 지속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