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즐거워야만 해

호주 5k 파크런

by Haylee 지혜

호주에는 매주 토요일마다 파크런(Parkrun)이라는 이벤트가 아침 7시에 열린다. 어른, 아이, 유모차를 끈 사람들, 그리고 강아지 모두 환영이다. 단, 5km를 반드시 걷거나 뛰어야 한다. 파크런은 영국에서 처음 시작되어 현재는 약 20개 나라에서 진행 중이며, 영국, 호주, 남아공, 아일랜드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고 한다.


운동이라면 젬병인 내가 호주 파크런에 참여한 것은 2023년 8월 12일었다. 그때 5km 걷는 데 걸린 시간이 58분 56초였다. 태어나 처음 알았다. 5km가 그렇게 길다는 것을. 그런 내가 약 2년 넘게 파크런 이벤트에 참여하며 벌써 76회나 참여 기록을 달성했다. 그리고 나의 최고 기록은 26분 19초로 2년 사이 2배 가까이 줄었다.


토요일 아침은 알람을 꺼놓고 늦잠을 자기 딱 좋지만, 그래도 꾸역 꾸역 일어나 아침을 달리기나 걷기로 시작하고 나면 성취감이 자연스레 따라온다. 파크런에 운동 뿐만 아니라, 이런 이벤트를 진행하기 위한 자원봉사자도 필요한데, 산책 코스에 뱀이나 장애물이 없는지 확인하는 '코스 체크 자원 봉사자', 그리고 처음 이벤트에 참여한 사람들을 환영해주는 '환영 자원봉사자', 제일 마지막에 가는 사람이 뒤쳐지지 않게 확인하며 따라가는 '꼬리잡기 봉사자' 등 그 이름도 다양하고 재미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꼬리잡기 봉사자다. 빨리 걷지 않아도 되고, 강아지 코지를 데려가서 산책도 하고, 자원 봉사도 할 수 있는 1석 2조의 자원봉사다.


지난 주 토요일에도 자원 봉사를 하러 코지를 데리고 나갔다가, 어떤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인데 바지부터 티셔츠까지 모두 분홍색으로 단장을 하고 나왔다. 그리고 이쁜 꽃 귀걸이까지.


"할머니! 분홍색 옷 너무 이뻐요." 했더니, 할머니가 "이쁘지? 인생은 이렇게 특별한 옷을 입으며 즐거워야만 하는 거야." 라고 말했다. 연륜이 묻어나는 말이다. 바쁘다, 피곤하다, 정신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요즘. 할머니의 말 한마디에서 깊은 삶의 교훈을 얻었다. 이번 주는 힘들면 오히려 반대로 말해 보는 연습을 해보려고 한다.


"아! 힘이 넘친다!"

"아! 너무 즐겁다!"

"아! 너무 감사해!"

"아! 난 아직 젊어!"

"아! 즐겁게 오늘 하루도 살아야지!"


내 인생이 할머니의 분홍 빛 긍정 에너지로 이미 가득채워 진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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