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뿐 아니라 온갖 꽃들이 피기 시작한 계절이지만 워낙 종류가 다양하고 개체수가 많다 보니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게 수선화이고, 다시 한번 고개 숙여 들여다보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꽃무리가 보인다.
영국은 꽃들의 천국이다. 꽃이든 나무든, 어디든 그저 꽂아만 둬도 금방 뿌리를 내리고 잘 자란다.
어딜 가든, 공간만 있으면 정원이나 작은 꽃밭이 만들어져 있고 꽃들이 넘친다.
인적 드문 길모퉁이에도 어디선가날아든홀씨가 뿌리를 내려 소담스럽게 꽃을 피워낸다.
오늘 옆동네 장 보러 나갔다가 만난 꽃들이다.
장 보는 거 미루고 꽃 구경하러 그곳 공원을 들렀다.
수선화뿐 아니라 온갖 꽃들이 만개해 있어 반나절을 꽃구경에 정신이 팔려버렸다.
↓ 꽃구경, 봄구경 맘껏 하세요.
오래된 성벽아래 핀 수선화
이름을 알 수 없지만, 꽃은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다
꽃구경 실컷 하고, 장 보다 모모와 꽃 때문에 작은 실랑이가 있었다.
마트에 가면 늘 그냥 지나치는 못한 곳, 꽃 가판대 앞이다.
화려한 꽃 사진으로 유혹한 릴리와달리아 구근을 집어 들고 자잘한 묘목들을 둘보러고 있자니,
모모는 그런 내가 못 마땅했는지 마트 안쪽으로 쌩하니 트롤리를 끌고 가버린다.
나는 동요 없이 뒤따라가 구근봉지를 트롤리에 실었다. 목련 묘목 두 폿트도 뒤따라 올렸다.
"우리 집 잔디를 괜히 뒤집었어. 이렇게 꽃 사들인 지 몇 년째인지 알아?"
"몇 년째인데? 누가 들으면 몇십 년은 된 거 같네, 겨우 2년이야. 지금은 가든 가꾸는 과도기라그러는 거 알면서 매번 왜 이래? 어느 정도 자리 잡으면 꽃 좀 심어라 해도 안 심는다."
"과도기 같은 소리 하네."
대화가 서로의 감정선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치닫으려 한다. 이럴 땐 둘 중 하나가 입을 닫아야 한다.
"............"
"............".
세 곳의 마트에서 구입한 올해 마지막 꽃들이다, 이게 마지막이 될지는 모를 일이지만...,
유치한 선서 후 구입한 내 꽃들...
그동안 이런 우여곡절로 구입한 꽃들을 앞뒤 가든에 심어놓고,이 아이들이 하나 둘 꽃을 피우면 모모는 우리 동네에서 정원 가꾸기 일등인 영국인노부부에게 자랑도 하고, 지나는 사람들이 니들 가든 예쁘다며 엄지 척 날려주면 얼굴 가득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어깨도 으쓱거리면서도대체 왜 저러나 싶다.
어쨌든, 난 오늘 구근과 목련 묘목, 꽃묘목도 서너폿트 집으로 들였다.
이 꽃들이 예쁘게 꽃을 피운 후 늦가을 알토란 같은 구근들을 많이 많이 늘려준다면,
목련 묘목이 일 년에 한 2미터쯤 자라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내년엔 우리 집에 목련이 오지게 필텐데...,
↓장보고 돌아오는 길,
우리 동네 초입, 만개한 목련이 화려하고 기품 있게 서서 골목을 지키고 있다.
차를 세워, 모모에게 사진 좀 찍어달라 부탁해 얻은 올해 목련꽃이다.
고향집 뒤란에 피던 하얀 목련이 그립다.
내 고향 뒷산엔 연분홍 진달래꽃이 피었겠지?
유년의 추억 가득한 뒷산 초입에 길게 늘어선 개나리꽃은 또 얼마나 노랗게 피어났을까?
아, 섬진강을 끼고 남해까지 이어지는 벚꽃길도 장관일 테고,
온 산골이 매화꽃 향으로 가득할 매화 마을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일까?
내 모국 산하는 온통 꽃 향기 가득할 텐데,
이 아름다운 계절에 그곳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이
저 봄꽃들처럼 아름답고 고운 소식만 들려오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 영국 국화는?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hern Ireland
-그레이트 브리튼 북아일랜드 연합왕국 -
그레이트브리튼 북아일랜드 연합왕국, 영국의 공식명칭이다. 영국은 약칭이다.
그레이트브리튼 섬의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로 네 개의 구성국이 연합해 형성한 단일국 가다. 그래서 나라마다. 국기도, 국화도, 언어도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