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평 속에 숨겨진, 넘어져 본 사람을 위한 진심

돈 얘기해도 될까요? (주언규 저)

2025-07-12_17-50-13.jpg 혹시 돈 얘기해도 될까요 책표지


브런치에서의 첫 글을 책에 대해서 써볼까 합니다.

주언규라는 이름은 몰라도 신사임당이라고 하면 아는 사람이 많으실 겁니다. 유튜브와 강의 등을 통해 많은 돈을 벌었고 나름 명망도 있었죠. 하지만 프로그램을 이용한 유튜브 표절시비에 휘말리고 평판은 그야말로 땅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주언규가 직접 표절한 것은 아니었지만 표절한 사람에게 유튜브를 교육했었고 그 사람을 대표적인 제자 성공사례로 언급한 것이 문제가 되었죠.


주언규는 긴 자숙의 시간을 갖고 사과문도 올리고 문제가 되었던 프로그램도 서비스를 중지했지만 돌아선 사람들의 마음을 돌리기는 역시나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2025-07-12_17-49-07.jpg 밀리의 서재 한 줄 리뷰에 담긴 사람들의 평가

바닥에서 우연히 마주한 한 권의 책

요즘 저는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입니다. 철저한 준비 없이 뛰어든 창업의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차갑고 혹독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내가 왜 그랬을까'라는 자책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막막함이 온몸을 짓누릅니다. 3일 동안 식사도 못하고 몸무게는 6kg 이상이 빠졌습니다.


인터넷과 유튜브 등지에 성공 스토리는 넘쳐나지만, 정작 실패의 한가운데서 허우적대는 저에게는 그저 다른 세상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주언규의 '혹시 돈 얘기해도 될까요?'를 보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해, 저자 개인에 대한 과거의 논란을 알고 있고 책에 쏟아져있는 혹평들을 보고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장시간 버스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그냥 유튜브나 넷플릭스 보기보다는 책을 보자는 생각으로 책장을 넘기게 되었죠.


하지만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저는 비판의 목소리 뒤에 감춰진, 처절하게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 본 사람만이 건넬 수 있는 날것의 위로와 현실적인 조언에 깊이 빠져들었습니다.


이 글은 작가에 대한 옹호나 책에 대한 무조건적인 찬사가 아닙니다. 다만 저처럼 지금 길을 잃고 주저앉은 분들, 특히 사업실패로 재기를 꿈꾸지만 스스로를 자책하며 일어서지 못하는 분들에게, 이 책이 왜 단순한 자기 계발서를 넘어 절박한 '생존 지침서'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저의 솔직한 고백입니다.


실패해 본 자만이 건넬 수 있는 진짜 조언들


1. "돈을 좇아라",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위로


우리는 흔히 "돈을 좇지 말고 꿈을 좇으라"는 말을 듣고 자랍니다. 하지만 이 책은 단호하게 말합니다. 그 조언은 그럴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만 해당된다고 말이죠.


기반이 없는 사람은 돈을 좇아야 하고, 꿈을 이야기하는 것은 그 이후의 일입니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마치 뜬구름 잡는 이야기 속에서 처음으로 발이 땅에 닿는 기분이었습니다.


재정적인 위기 앞에서 꿈과 열정을 외치는 것이 얼마나 공허한지, 실패의 문턱에 서 본사람은 압니다. 이 지점을 정확히 짚어주며, 현실을 직시하고 생존부터 해결하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저게에 '너의 절박함이 틀리지 않았다.'라고 말해주는 첫 번째 위로였습니다.


2. 재능이 아닌 '버티는 힘'에 대하여


세상에는 뛰어난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들과 비교하며 스스로의 재능 없음을 탓하다 보면 무기력에 빠지기 쉽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재능으로 이길 수 없다면, 그저 끈기로 밀고 나가는 것이 유일한 전략이었다고 고백합니다. 사람들이 포기할 때 혼자서라도 계속하면, 재능이 없어도 언젠가는 사람들 눈에 띄게 되고, 결국 그들과 같은 자리에 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버티는 힘'은 단순히 막연한 존버가 아닙니다. 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작은 신호와 지표를 계속 확인하며,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점검하는 영리한 버티기입니다.


이 대목은 저에게 '재능'이라는 선택할 수 없는 것 앞에 좌절하는 대신, 내 의지로 선택할 수 있는 '노력하고 버티는 것'에 집중할 용기를 주었습니다.


3. 자책의 늪에서 나를 건져 올리는 법


실패 후 가장 무서운 것은 외부의 평가가 아니라, 스스로를 갉아먹는 자책감입니다. 이 책은 그런 저에게 매우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제시했습니다.


첫째, 비교의 대상을 바꾸라는 것입니다. 타인이 아닌 '어제의 나'와 비교하며 스스로의 성장을 확인하면, 불필요한 고통과 자기 비하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에너지를 채울 수 있습니다.


둘째, 실패를 지우지 말고 자산으로 삼으라는 조언입니다. 실패 경험 속에서 쓸만한 부분을 추려 활용하면, 맨땅이 아닌 약간의 기반을 가진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게 됩니다. 실패가 오히려 인생의 깊이를 더한다는 말은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했던 저에게 새로운 관점을 열어주었습니다.


셋째, 행동으로 확신을 만들라는 것입니다. 확신이 없어 행동하지 못하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작가는 '거짓 확신이라도 갖기', '남의 결과에서 확신 빌려오기', 성공해서도 후회할 만큼 작은 실행 해보기라는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합니다. 특히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찾아 움직이면 된다. 인생은 할 수 있는 걸 할 때 풀리기 시작한다. 는 말은 거창한 계획 앞에서 주저하던 저를 일으켜 한 걸음이라도 딛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 책이 필요한 단 한 사람을 위하여


물론 '혹시 돈 얘기해도 될까요?'는 완벽한 책이 아닐 수 있습니다. 작가의 과거 행적에 대한 비판도 존재하며, 그 평가는 각자의 몫일 겁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책에는 실패의 고통을 겪어본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진솔함과 바닥에서 다시 일어나 본 사람만이 알려줄 수 있는 구체적인 노하우가 담겨 있다는 사실입니다.

노션 독서노트에 정리한 책 구절

"바닥에 있는 나를 일으켜준 것은 누구의 위로나 조언도 아닌 내 손에 쥐어진 약간의 돈과 건강이었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저도 이 말에 운동을 시작한 지 2주 정도가 되었습니다. 땀 흘리며 운동을 하는 시간에는 잡생각이 사라지고 몸에 활기가 돌며 생각도 긍정적이게 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 외 다른 여러 가지 내용들이 현재 내가 겪고 있는 일련의 근심과 고민, 고통과 같다는 것을 보면서 내가 겪는 일이 특별한 것이 아니고 성공으로 가는 과정 중의 하나이구나 라는 생각에 위로도 받았습니다.


만약 당신이 지금 성공의 정점에서 더 높은 것을 바라보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큰 감흥을 주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처럼 예기치 못한 실패로 주저앉아 있거나, 재기를 꿈꾸지만 길을 몰라 방황하고 있거나, 끝없는 자기 비하로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누군가에게는 혹평받는 책일지 몰라도, 절박한 사람에게는 다시 일어설 힘을 주는 처방전이 될 수 있습니다. 혹시 지금, 실패라는 늪에 빠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라면, 세상의 소음은 잠시 끄고 이 책이 건네는 투박하지만 진심 어린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시길 권합니다. 시작하지 않으면 끝도 없다는 작가의 말이 당신을 다시 일으켜 세울 단단한 손길이 되어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