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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락 Mar 09. 2023

다리는 격을 발현시키고 사유한다.

 *골프로 인간 무늬를 그리다 매거진은 화, 목, 토 오전 11시에 발행합니다. 


골프에 격이 존재하는데 혹시 들어보셨나요? 골프는 신사 스포츠답게 품격이 존재합니다. 바로 다리입니다. 골프 게임은 혼자 걷기도 하지만 같이 걸어가면서 서로의 격을 느낄 수 있어요. 그런데 예외적인 사람들이 있는데요, 좋은 직장을 갔고, 겉으로 보면 예의 바른 모습과 웃는 모습의 친절한 태도를 보이지만 골프 코스에서 사람이 달라집니다. 세상 양극의 원리처럼 위, 아래 그리고 왼쪽, 오른쪽이 존재하듯 품격 있는 다리와 품격 없는 다리로 구분됩니다.     


골프 하면서 나는 엉뚱하고 이상한 상상을 해 봅니다. 다리가 골프의 옳은 방향에 따라 움직이는 다리, 어떤 다리일까 하고 말입니다. 그 엉뚱한 품격은     


보호와 안전한 배려의 다리,

상대 보폭에 맞춘 존중의 다리,

무거운 채 같이 드는 사랑의 다리, 

위험지역에서 공 함께 찾는 감사의 다리,     

동반자 다리에서 그 사람 전체의 품격이 묻어나옴을 알아챌 수 있습니다.     


당연히 악의 다리도 상상하겠지요. 질 떨어지는 다리가 존재합니다. 그릇된 방향에 아랑곳없이 자신의 편리를 위해서는 수준을 따지지 않습니다. 이 다리는 동반자 눈치를 살피지도 않고 자기 일에만 빠르게 움직입니다. 골프 코스에서 악을 행하는 사람은     


자기 볼 쳤다고 기다리지 않는 싹수없는 다리,

벙커 안 발자국 선명하게 남긴 배려없는 다리,

볼 잃고 주머니 통해 속임수 쓰는 비열한 다리,

상대 공 먼저 발견하고 발로 밟는 공포의 다리

어려운 장소에 놓인 공 발로 차는 비겁한 다리,

그린에서 상대방 라인 발로 밟는 양심없는 다리,     

자신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행동을 합니다. 우리는 다리에서 그 사람의 마음 상태를 꿰뚫어 파악할 수 있습니다.      


비상적이지만, 다리에 의지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요? 인간은 이성에 의해 생각하고 행동하게 됩니다. 과학자가 아니라도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요. 여러분도 가고 싶지 않은데 억지로 가야 할 때, 그런 적 있지 않나요? 내 이성이 명령하면 다리를 움직입니다. 사람은 이성에 의해 움직이는데 가끔 내 정신은 감정에 치우쳐 가야 하는데도 가기 싫어 뭉그적거립니다. 그런데 가야 할 곳을 내 다리가 알아서 자유의지대로 가 버려준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다리의 움직임은 그 사람의 진심과 진실이 바로 묻어 나와 금방 눈치채기가 쉽습니다. 우선 상대방이 걷는 형태가 터덜터덜 뭉그적뭉그적 같이 걷고 있다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이 사람 지금 나와 걷기 싫다고 느끼고, 어깨도 처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폴짝 팔짝 통통 가벼운 발걸음이면 옆 사람도 신이 날 뿐 아니라 함께 하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느낌이 전해지게 됩니다. 다리 움직임에 따라 분위기도 올라오고 마음 상태도 긍정적으로 바뀝니다.     


내 몸에 붙어 있는 다리는 이성적 판단으로 움직이는데 다리가 자유의지가 있다면, 그 자체는 선(善)으로 행하고 본성으로 향해 모두가 이롭습니다. 내 이성은 악과 타협에 흔들지 않고, 옳은 방향으로 가고, 넋을 놓고 있어도, 똑똑해서 원치 않은 장소에 세워두어도, 내 다리는 바람직한 위치로 데려다 갈 것입니다. 다리에 자유의지가 있기를 원합니다. 너에게 자유의지를 줄 테니 나에게 가장 적합한 자리로 이끌어주렴. 다리가 실천으로 옮기게 됩니다.     


자유의지가 있는 다리를 통해 나라는 사람 자체가 격이 올라간다면 격은 숨겨져 있지만, 행동으로 드러나게 되어 있어요. 행동이 격을 좌우합니다. 운전 자격을 갖기 위해서라도 시험을 통과해야 하고, 교사가 될 자격을 갖더라도 시험을 통과해야 합니다. 일정 기간 했을 때 얻어지는 수준, 기준이 자격이라면 내 다리가 어떤 역할을 해줬을 때 나에게 인간으로 기준, 인격이 주어지는 게 아닐까요? 나의 격은 다리가 옳은 방향으로 갔을 때 그때 나의 기준이 정해집니다.     


다리는 자기 의지를 담고 있지만, 항상 가던 길에 익숙해지면 고착된 관념에 빠져들게 됩니다. 다리도 편안하고 도피하는 상태에서는 격을 높일 수 없고 깨닫지 못해 의지를 꺾이고 말게 되죠. 다리가 자유의지를 갖고 움직일 때 올바른 선(善)을 향해야 판단 오류를 범하지 않게 되며, 다리가 자유의지가 꺾이면 잘못된 능력으로 악을 심고 다니며 착오를 불러일으켜 나쁜 행동을 하게 되지요. 다리에 자유의지를 억제하지 않아야 사유 확장이 일어납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인간의 발을 '인간 공학상 최대 걸작이자 최고 예술품’ 극찬했습니다. 신체 밑에서 심장으로부터 전체 혈류를 되돌려 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제2의 심장으로 불릴 만큼 중요하고 귀하다는 것입니다. 직립보행으로 손이 자유로워지면서 문명의 발전 토대를 이루었어요. 즉 도구 사용, 언어 발달, 생산력 증대 그리고 뇌 성장으로 편리한 점이 증가했습니다. 또 다리를 통해 자유의지를 얻었으며 자기 품격을 높이고 통찰하는 능력을 키워냈습니다.     


다리는 우리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걷다 보면 우리는 내 눈으로 보지 못하는 문제, 내 머리로 풀지 못하는 고민을 해결해 주기를 바랩니다. 또는 신박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지요. 내가 가지고 있는 형이하학의 세상에서 형이상학적 개념들로 형이하학적 문제들을 풀어주기를 소원합니다. 내가 만질 수 없지만 내가 만질 수 있는 것들에 실체를 느끼고 보이지 않는 정신적 물질의 연결로 사유하게 해줍니다. 몸을 움직여 실천하게 만들고 다리가 어디로 향할지 알아야 하겠지요. 결국 우리의 다리는 자유의지를 가지고 선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자신의 격을 생각하지 않아 대자연-골프 코스-을 옆에 두고 악의 결을 따르려고 했던 겁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남이 하니 나도 한다는 마음가짐이 신성한 공간에서 자신의 허물을 벗어 던진 자만심에 놀랐습니다. 자연의 놀이에 우리는 품위 있게 사용하고 깨끗하고 활용해 돌려줘야 할 의무가 있어요. ‘선(善)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 다른 모든 지식은 유해하다.’ 자신의 격을 높이지 않고 외형적인 그릇만 크게 키운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내 안에 담는 내 지식, 선(善)을 갈고 닦아야 빛을 발휘하고 격이 올라가게 됩니다.


#다리 #품격 #레온드로다빈치 #선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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