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남성 듀오 유즈(키타가와 유진·이와사와 코지)는 일본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수 중 하나다. 인디를 거쳐 1998년 낸 첫 번째 오리지널 앨범 <유즈 일가>가 100만 장 넘게 팔리면서 단숨에 스타로 떠올랐다. 최고의 가수들이 모인다는 NHK 홍백가합전에 8번이나 나갔다. 지난해에는 홍백가합전 헤드라이너로 등장했다. 2004년에는 노래 <영광의 가교>가 아테네 올림픽 NHK 방송 공식 주제가로 지정돼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두 달 뒤엔 재해지인 미야기 현 센다이에서 무료로 거리 공연도 했다. 2013년 낸 오리지널 앨범 <LAND>로 제55회 일본 레코드 대상에서 최우수 앨범상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데뷔 2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4일 발표한 오리지널 앨범 <BIG YELL>도 오리콘 차트 <주간 앨범 순위> 2위에 올라 있다.
그런데 이 앨범 11번 트랙인 2분 49초짜리 경쾌한 노래 <외국인 친구>(ガイコクジンノトモダチ)가 논란에 휩싸였다. 노랫말 때문이다. 이 노래는 일본이 좋다는 외국인 친구의 질문에 일본인이 자신의 생각을 펼치는 방식을 취한다. "나는 일본이 너무 좋은데 너는 어디가 좋아? / (중략) 이 나라에서 태어나 자라 사랑하며 산다. 그런데 모르는 것도 많지 않니? 이 나라에서 울고 웃고 화내고 기뻐한다. 그런데 국가는 몰래 부르지 않으면 / 평화로운 일본 / 아름다운 일본 / 2절은 "(중략) TV에선 심각한 듯 오른쪽이냐 왼쪽이냐고. 그러나 너와 본 야스쿠니의 사쿠라(벚꽃)은 예뻤습니다 /이 나라에서 울고 웃고 화내고 기뻐한다. 그런데 국기는 옷장 안에 넣어버립시다. /아름다운 일본 / 평화로운 일본"이라고 돼 있다.
논란이 된 부분은 세 군데다. "그런데 국가를 몰래 부르지 않으면", "그런데 국기는 장롱 속에 넣어버리자"는 마치 애국심을 표현하고 싶은데 뜻대로 할 수 없는 사회 현실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야스쿠니의 사쿠라는 예쁘다"도 논란이다.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들이 합사 된 야스쿠니 신사는 그 자체만으로 항상 논란거리다. 특히 벚꽃은 2차 대전 때 전쟁 선동의 매개체로 활용됐다. "야스쿠니의 사쿠라"라는 표현은 군국주의 혹은 극우주의를 뜻하기도 한다. 물론 가사의 앞뒤 맥락을 보면, TV에서는 보수와 진보가 서로 대립하고 있는데 야스쿠니 신사 앞에서 본 벚꽃은 단순히 예뻤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사상에 상관없이 매년 야스쿠니 신사에는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이 벚꽃을 즐기기 위해 간다.
유즈는 그동안 사랑과 평화를 주제로 노래를 많이 했다. 이 때문에 팬들과 네티즌은 놀랐다. 인터넷에서는 갑론을박을 벌어지고 있다. "애국심을 그저 드러냈을 뿐인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주장과 "가사만 보면 우익 세력이라는 느낌이 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이 노래를 작사 작곡한 키타가와 유진은 노래에 대한 정확한 의미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최근 발매한 잡지 <음악과 사람> 5월호에서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제대로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키타가와는 지난해 <CINRA.NET>에서 한 대담에서는 "사람의 평가에 대한 책임보다 스스로가 마음껏 납득한 곳을 낼 수만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유즈는 솔직함을 드러냈지만 당분간 여론의 도마 위에서는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