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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비스톤 Apr 03. 2024

꽃비가 내리는 날이면 생각나는...(하)

영화 : 오직 그대만

  정화 엄마아빠의 기일 날, 정화 부모님이 계신 곳에 인사하러 갔다가 두 분이 돌아가시고 정화가 눈을 다친 원인이 자신 때문이었다는 걸 안 철민은 샌드백을 잡고 울부짖는다. 그리고는 돈을 벌기 위해 격투기판에 뛰어든다.

“수술하자. 내가 모은 돈 있어. 나 안 보고 싶어?” 정화가 수술실로 들어가는 날 철민은 수술비를 벌기 위해 불법 도박 격투기를 하러 태국으로 밀항한다. 시합에 이긴 철민은 대가를 받았지만 괴한들 습격으로 칼에 찔려 쓰러진다.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아름다운 세상을 바라보게 된 정화, 하지만 곁에 철민이 없다. 여기저기 찾아보지만 어떤 흔적도 없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2년이 지나고 정화는 공방을 운영하며 틈틈이 병원을 찾아 안마 봉사를 한다. 

어느 날 병원에서 안마 봉사를 하고 있을 때 구석에 누워있던 한 환자가 정화의 목소리를 듣고 조용히 고개를 돌려 쳐다본다. 2년 전에 크게 다친 후 아직 치료 중인 철민이다. 철민은 눈물을 흘리며 그녀를 바라본다. 정화가 다가간다. “새로 오셨나 봐요(정화는 철민 얼굴을 모른다). 제가 안마해 드릴게요” 안마하던 정화는 이전에 안마했던 철민의 몸과 닮은 걸 느끼고는 환자 이름을 보지만 철민이 아니다 (밀항 때 위조했던 이름이다). 안마받으며 흐느끼는 철민, 그의 손에는 작은 돌멩이 하나가 꼭 쥐어져 있다.     


벚꽃이 휘날리던 어느 날,

그 사람이 바람처럼 사라졌다.

한마디 말도 없이.

책 두 권만 남겨둔 채.


  정화가 병원에 봉사하러 가고 없는 사이 목발을 짚고 공방을 찾아온 남자. 미래향을 하나 사서 나간다. 그때 정화와 같이 공방으로 돌아오던 레트리버가 그 남자에게 꼬리 치며 달려들고 남자는 넘어진다. 정화가 놀래서 다가간다. “괜찮으세요?  저... 혹시 제가 안마해 드렸던 분 아니세요?” 남자는 말없이 자리를 뜬다.

  공방에 돌아온 정화는 방금 그 남자가 미래향을 사갔다는 말을 듣고 그 남자가 철민이라는 걸 알아차리고 뛰어 나간다. 그 남자가 보이지 않는다. 정화는 길가 담벼락에 기대어 가슴을 치며 울부짖는다.    

 

  차를 몰고 어딘가로 달려가는 정화. ‘분명 그곳에 있을 거야, 그 강가에...’ 정화가 도착한 그곳에 철민이 서 있다. 다가가는 정화.

“아저씨... 내가 그랬잖아요. 눈 뜨면 아저씨 얼굴만 보겠다고... 건데 왜 하루 종일 내 얼굴만 보게 만들었어요” 철민은 말이 없다.

“미안해요 아저씨, 정말 미안해요” 철민 얼굴을 찬찬히 만져 본다.


“내 눈을 봐요, 

보고 싶었어요 아저씨... "

"정화야, 사랑한다 "


마지막 대사와 함께 노란 유채꽃 향기가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음악이 흐른다. 


눈물이 흐른다.


- 영화 : 오직 그대만 

   출연: 소 지섭, 한 효주 

   감독: 송 일곤

   개봉: 2011. 11.20 


그 사람이 사라진 후 가끔 그곳에 갔다.

들꽃 향기 속에서 음악을 얘기하고 그림을 얘기했던 곳.

그곳에 앉아 함께 걸었던 길목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앉아있었다.

‘봄날은 간다’ 노래를 들으며...     




봄비가 내리는 오늘, 

누군가가 몹시 그리운 날이다.





표지사진 :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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