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

by 김준완

아무리 눈을 씻고 보아도

술래는 당신을 찾지 못한다

태어나기 이전부터

당신은 무( 無 )의 위협에 시달렸나 보다


내게 보이는 거라곤

철새들의 거룩한 소리와

환청처럼 꽃을 피우고 지고

겨울을 향한 길마다 골목마다

미로를 만들고 서 있는

알 수 없는 것들 뿐이다


저 멀고 먼 곳에

고양이 한 마리가

두 발로 땅을 두드린다

활로 현을 켜듯

짧고 반복적으로


고양이는

누구도 들어본 적 없는 시린 겨울

사투리 같은 소리만

짧고 굵게 움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