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
아무리 눈을 씻고 보아도
술래는 당신을 찾지 못한다
태어나기 이전부터
당신은 무( 無 )의 위협에 시달렸나 보다
내게 보이는 거라곤
철새들의 거룩한 소리와
환청처럼 꽃을 피우고 지고
겨울을 향한 길마다 골목마다
미로를 만들고 서 있는
알 수 없는 것들 뿐이다
저 멀고 먼 곳에
고양이 한 마리가
두 발로 땅을 두드린다
활로 현을 켜듯
짧고 반복적으로
고양이는
누구도 들어본 적 없는 시린 겨울
사투리 같은 소리만
짧고 굵게 움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