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의 부재 (不在)

by 김준완


​겨울 끝에 걸려 넘어진 하루
달은 가만히 떠 있고 숨 막히는 건 나뿐인 밤

​그녀가 우네
그 남자를 앓는 눈물이
무심코 내뱉는 자랑 같아서

​나는 당신이 처음인데
당신은 나를 본 적 없는 사람처럼

​기어이 그가 남긴 추위 속으로 걸어가네
그 시린 흔적들을
유물처럼 모셔두고

​나를 밟고 간 당신의 발소리 뒤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아서
나의 처음은 그 밑에서 고요히 부서지네

​창틀에 내려앉은 먼지조차 당신을 닮아, 나는 숨을 고르는 법을 잊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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