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노란 계란을 보면
괜히 조용해진다
저 둥근 중심
아직 말한 적 없는데
이미 입장을 가진 얼굴
노른자 씨,
침묵 중이십니까
그는 대답하지 않는다
대신 또렷하다
흰자는 가장자리를 지키고
노랑은 가운데를 고수한다
저 안에는
병아리가 들어 있을 수도 있고
아무것도 없을 수도 있다
가능성은 반반인데
의심은 한쪽으로 기운다
우리는 색을
사실보다 먼저 읽는다
닭, 오리, 메추리
출신을 따지다
결국 멈춘다
속은 거의 같다
축, 탄생.
(부화 계획 없음)
프라이팬 위에서
노른자 씨는
원형을 포기한다
치익—
중심은 퍼지고
경계는 사라진다
“저는 특정 입장이 없습니다.”
완전히 익은 뒤에
그가 그렇게 말한다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안심한 채
소금을 뿌린다
깨지기 전까지는
아무 편도 아니었을
저 둥근 침묵을
조용히
잘라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