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쇼츠의 순교

by 김준완

잠을 자다 깨다 반복하는 일이
꽃이 피고 지는 순환과 무엇이 다를까
죽음 앞에서는 그저 살아있는 어떤 것들의 몸짓일 뿐


​당신 앞을 서성이며 계절을 수천 번 반복해도
나는 죽음 앞에 다다르지도, 당신의 심장에 이르지도 못한다
나는 늘 여기 실재하는데
당신은 나를 유튜브 쇼츠처럼 잠깐 꺼내 먹고는
차갑게 로딩을 멈춘 채 어디론가 사라진다


​당신을 도저히 알 수 없다는 절대적 절망과
어떻게든 당신 안에 살고 싶다는 비린 희망 사이에서
나는 나의 생을 간신히 연명한다


​당신은 늘 질문만 던져두고 겨울 바다로 떠나지만
나는 당신이 흘린 그 문장들에 발이 묶여
당신이라는 감옥 안에 갇힌 채 옴짝달싹할 수 없다


​오직 당신만이 나의 종교이며, 유일한 절대자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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