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없는 응시

by 김준완


​낯선 당신이군요.
시린 바람과 단풍의 결을 닮아가는 손바닥.
하늘까지 맞닿을 듯한 허수아비들이
파수꾼처럼 당신의 외로운 손가락을 지키고 서 있겠죠.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름이기에 더 사무칩니다.
당신의 들숨과 날숨은 한 마리 새가 되어
웅크린 영혼들을 깨우고 지나가겠지요.

​당신을 보고 싶어서
도리어 보지 않으려 눈을 감습니다.
눈망울에 내려앉은 백설이 너무 깊어서
푸른 바다의 심연을 닮아갈 거예요.

​당신 속으로 침잠할수록
당신은 사라지고 내가 차오릅니다.

​비로소 내가 내 앞에 서 있습니다.
거울을 버리고
나를 물끄러미 쳐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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