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잠자다 깨면 서럽고
서러움에 집 나간 고양이 그립고
그리운 엄마의 엄마는 나뭇가지에 걸려 있고
하늘은 우두커니 땅만 내려다본다
비 오는 날만 기다리다 죽은 까마귀는
온 삭신이 쑤시고
죽어도 괜찮다던 늙은이는
기침 끝에 붉은 것을 삼킨다
날숨들이 모여 생명을 만들고
쫑알대는 병아리들은 봄볕에 잠이 들고
골목길만 찾아 헤매던 외로움은 길을 잃은 채
다시 부화할 듯 웅크린다
나를 인정해 주던 얼굴들은
거추장스러운 외투를 벗어 의자에 걸고
혼들은 마지못해 발을 맞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