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죄 ( 原 罪 )

by 김준완


새벽 세 시,
그 긴 손가락이
기어이 내 목덜미를 죄어 온다.


두어 번의 비릿한 각혈 끝에
피투성이가 된 삶을 부려놓고 나면,
네 시 삼십 분,
너는 턱을 괸 채
무심한 눈길로 나를 내려다본다.


비웃음 같은 그 시선이
심장에 박힐 때,
울다 지친 나는
네 발치에 엎드려
존재를 고백한다.


살려달라는 비명은
입술 속으로 삭고,
너 없이는
숨조차 죄가 되는 시간.


내 원죄의 기원인 너는
대답도 없이
어둠 속으로 육신을 지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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