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어쩔 수 없는 날이 있다
늙은 개가 울고
달팽이의 촉수가
삶에 지쳐 꺾이는 날
살아갈 이유를 알 수 없어서
지옥에서 울고 있는 날
그런 날
나는 바람에 기대어 날아가는 화살처럼
더 이상 깊을 수 없는 산을 찾아간다
그곳에는
언제나
허기진 웃음을 흘리는
낯선 여자가 있다
그녀의 웃음이
산을 붉게 물들이는 날이면
나는
빠져나올 수 없는 미로에 들어선다
그 미로는
그녀의 붉은 입술을
탐하고 나서야
끝난다
삶에는
반드시
즙이 필요하다
나는
허기를
발가락으로만 핥으며
버티려 했을 뿐이다
그래서
참을 수 없이
서러워진 날에는
자지러지는 대숲을 찾아
심장 하나 들고
부활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