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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명 Feb 11. 2023

전통과 상생하는 최신의 감각

경동 스타벅스 1960


세상 어디에도 없는 K 레트로 스타벅스가 탄생했다. 오픈한지 얼마 되지도 않는 시간에 상당한 유입량과 바이럴을 자랑하는 카페 공간이 되었다. 청량리역 카페이자 동대문구에 있는 서울 핫플, 혹은 오래된 경동시장 안에 자리한 새로운 문화의 흐름으로도 읽을 수 있다. 스타벅스 경동 1960점과 그에 관련된 여러 문화 콘텐츠를 본 글을 통해 소개한다. 엄청난 인기 뒤에 어떠한 기획과 내용이 숨어있는지 그 안을 들여다보도록 하자.



금성전파사 새로고침센터


스타벅스 1960점에 들어가기 전, 소개해야 할 문화 콘텐츠가 있다. 스타벅스코리아와 LG전자가 협업하여 다양한 체험 부스를 마련한 것이다. 건물 내부에 '금성전파사 새로고침센터'를 만든 것이다. LG의 옛 이름인 금성과 시장의 옛 특성이 조화되도록 의도했다.


금성사 설립 이후로 선보인 흑백tv, 세탁기, 냉장고부터 화분 진열대로 쓰이는 에어컨 실외기도 볼 수 있다. 실제 30여 년간 상인들이 사용하던 제품을 기부받아 전시하고 있기도 하다. 폐가전을 활용하여 작은 기물들을 만들기도 하는 등 리사이클 및 지속가능성의 개념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도 한다.



다양한 볼거리


대기업의 공간 및 콘텐츠 디자인 실력을 볼 수 있다. 디지털 화면이 있는 산책로와 게임존 등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도록 폭넓은 볼거리와 놀거리를 마련해놓았다. 단순 스타벅스뿐만 아니라 일상에 재미를 불어넣는 의도를 확인해 볼 수 있다.





내부 공간


폐극장 공간을 리모델링한 동대문 가볼만한곳 스타벅스 1960점의 내부 모습이다. 기존 공간 구조를 그대로 살려낸 계단식 좌석이 인상적이다. 천장과 벽면 마감을 벗겨내 콘크리트 벽면과 지붕 구조가 원형 그대로 드러난다.


어린이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까지 전통과 최신 디자인 감각이 융합된 공간에서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공간의 역사와 사람의 나이대 측면에서 모두 신구가 어울리는 현장인 것이다.



이곳 스타벅스 경동1960점은 동반성장위원회, 경동시장 상인회, 케이디마켓주식회사, 스타벅스 4개 회사가 상생 협약을 체결했다. 그 스토리를 풀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케이디마켓 주식회사가 스타벅스 측에 먼저 제안을 한 것이다. 또한 2017년부터 '경동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2018년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유입 및 유치시키기도 했다. 이로써 기존 상권과 대기업 브랜드는 경쟁 상대로 관계하지 않는다. 대결이 아닌 결합의 관계를 만들어 지역의 부흥을 일으키고자 하는 긍정적 합의가 있었던 것이다.



옛 시장의 특징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경동시장은 새로운 공간으로 유입되는 인구 덕에 부수적 효과를 입고 있을 것이다. 시장의 크기가 상당히 넓어 합리적인 가격에 여러 제품들을 사기 좋은 곳이니 말이다. 스타벅스에 들렀다가 주위 청과물 상점에서 과일 하나를 사 가는 흐름이 자연스레 발생하지 않겠는가?



옛 것이 최신의 콘텐츠가 되는 요즘이다. 고도로 개발 및 성장한 도심 지역에서 대규모 개발은 여의치 않다. 따라서 시간이 갈수록 작고 밀도 높은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자연스러운 추세이다.


구도심과 버려진 공간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힙한'이라는 수식어로 설명되지 않는다. 세련되고 모던한 현대 사회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과거의 이미지가 매력적인 문화 콘텐츠로 태어날 수 있다. 그렇게 한 시대를 풍미했고 이제는 레트로라 불리는 것들이 최신의 디자인 감각을 겉옷으로 걸치며 우리 주위에 생겨나는 것이다.


스타벅스가 경동시장을 선택한 이유도 이와 비슷할 것이다. 상권 가치가 높은 입지에 들어선다는 공식과 달리 낡은 시장 거리에 들어선 이유는 위와 같은 설명이 될 수 있다. 더욱이 주상복합 및 신도시가 개발되며 힘을 잃어가는 전통 상권에 대한 보존과 변화의 씨앗을 키우기 위한 목적도 있을 것이다. 매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품목 가격의 300원을 적립 및 경동시장 상생 기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벽면에는 과거 영화를 송출하던 영사기를 사용해 순번 표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의 닉네임이나 주문번호를 확인할 수 있다. 마치 영화의 엔딩크레딧을 보는 듯한 특별한 경험 포인트가 있는 것이다.


작은 무대 공간도 있다. 지역 아티스트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목적으로 문화 예술 공연이 정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1월부터 주말에만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관계자의 말도 있다.



위층 좌석에서는 아래를 향해 길게 내려다보는 웅장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소파 같은 좌석이 아늑함을 더한다. 주문 및 제조를 담당하는 바 위에는 여러 디자인 작품이 설치되어 공간에 생기를 더한다. 




위치: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고산자로36길 3

시간: 09:00 -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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