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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로나 Nov 08. 2022

누구나 00를 할 수 있다

영화 <라따뚜이>를 본 후


출처:네이버 영화


생쥐 레미는 저 멀리에 있는 에펠탑을 바라보고 있다.


방금 전까지 어두운 지하 속, 하수도 급류에 휩쓸려 가족들과 떨어졌다는 사실에 망연자실했던 그였다.


거센 급류를 타고 함께 내려온 그의 분신과도 같은 책만이 그의 곁에 함께 하고 있을 뿐이었다. 힘없이 책을 넘기던 레미에게 책 속 멘토(유명 요리사 구스토)는 한 마디를 던진다.



당장 나가서 뭐라도 찾아봐!


책을 덮고 당장 지하 배관을 타고, 또 타고, 기어 올라가서 만난 광경이 바로 에펠탑이었고, 본인이 그동안 그렇게 책과 TV에서 수없이 바라보며 동경했던 그 꿈!! 요리사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걸 누가 알았을까.


출처:네이버 영화


레미의 형 뒤에 보이는 저 책은 레미가 끼고 살았던 책이다. 비록 생쥐지만 버려진 아무 음식이나 먹지 않았고, 또 글을 읽을 수 있다는 점도, 다른 생쥐들보다 뛰어난 후각을 지녔다는 것까지 레미는 좀 특별하긴 했다.


자세한 이야기를 쓰면 영화 스포일 것 같아서 자제하겠지만, 어쨌든 레미는 오랫동안 꿈꿔온 요리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생쥐가 요리를?


이 영화에 나오는 구스토 식당의 창립자가 늘 강조한 부분은 '누구나 요리를 할 수 있다'였다.


그렇다면 생쥐인 레미가 요리를 하는 것은 이상하지도 않을 일이다. 하지만 누구나 할 순 있지만 결과물은 다 같을 수가 없다는 것이 우리가 기억해야 할 부분이겠다.


누구나 글을 쓰기 좋은 시대다. 하지만 모든 글이 훌륭하다고 느낄 수 없고, 감동과 전율의 강도도 다 다르다. 오래 버티며 꾸준히 결과를 내는 사람도 있는 반면에, 반짝 또는 요란하게만 자신을 포장해서 글쓰기를 어떤 수단으로만 이용하는 사람도 있다.


어느 한쪽을 비난하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건 아니다. 그저 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영화 <라따뚜이>를 보며 생각난 지점과 연결해 보는 것뿐이다.  '누구나' 쓸 수 있는 글에서 만족하지 말고, 아무나 쓸 수 없는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노력하고 연습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영화 속 레미가 만든 라따뚜이처럼!


출처: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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