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준용 Feb 19. 2024

새로운 시즌을 알리는 서막, 슈퍼컵이 갖는 의미

2024 후지필름 슈퍼컵에 다녀오며

'SUPER CUP'

축구 좀 관심 있다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본적 있을 대회일 것이다

전년도 리그 챔피언과 전년도 컵대회 챔피언과의 맞대결

서로간에 가장 스스로의 자부심이 가득할 챔피언들의 맞대결은 축구팬들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우리나라, 한국 K리그도 2007년까지 수퍼컵이 존재했다

필자는 그래도 K리그를 접한지 나름 12년째가 되는 해가 되었는데 워낙 폐지된지 오래된 대회라 직접적으로 접해볼 수는 없었다


오늘 해보고 싶은 이야기는 일본의 슈퍼컵에 대한 소회에 대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작성 날짜 기준으로 어제인 2월 17일 토요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빗셀 고베와 가와사키 프론탈레의 후지필름 슈퍼컵 경기를 다녀왔다

개인적으로는 작년 2023년에 이어서 두 해 연속 슈퍼컵을 현장에서 보게 되었다


라쿠텐의 공격적인 투자로 국가대표급 일본 국적 선수들을 최근 몇년간 수집하고 FC 바르셀로나 출신의 유명 선수들의 영입으로 2020년 천황배컵 우승으로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들어올리기 시작, 작년에는 그 투자의 결실을 맺었다고 볼 수 있는 구단 사상 첫 리그 우승을 이뤄낸 빗셀 고베


그리고 오니키 토루 감독의 부임과 함께 8년간 10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일본 국내 최강의 클럽으로 발돋움하며 미토마 카오루, 하타테 레오, 모리타 히데마사 등 현재 일본 국가대표팀에서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는 유럽 상위리그에서 활약중인 선수들을 배출하기도 한 가와사키 프론탈레


J리그 참가 이후 근 5년간이 가장 강한 두 클럽간의 맞대결이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일본의 슈퍼컵은 J리그 출범년도인 1993년의 이듬해부터 지금까지 줄곧 이어져 온 역사 깊은 대회이다

일본 최상위 축구리그인 J1리그의 우승팀과 JFA 주관의 100년이 넘게 이어져온 천황배 컵 대회의 우승팀 클럽이 맞붙어 트로피를 놓고 단판으로 열리게 되는 대회이다


아무래도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과 UEFA 유로파리그 우승팀이 맞붙는 UEFA 슈퍼컵이나 프리미어리그 우승팀과 FA컵 우승팀이 맞붙는 FA 커뮤니티 실드 등 우리에겐 유럽에서 행해져온 슈퍼컵이 먼저 연상될 것 같다


일본은 후지필름 비즈니스 이노베이션에서 대회 출범이후 현재까지 줄곧 슈퍼컵을 지원하고 있어서 공식 대회 명칭에 '후지필름'이 들어가게 되는데 한개의 동일한 회사가 하나의 대회를 가장 오래 지속적으로 후원해 온 대회로 세계 기네스북 기록에 등재되기도 하였다

대회가 출범된 1994년부터 2024년 대회까지 총 31회의 개최 중 21회의 대회를 중립 구장인 도쿄의 국립경기장에서 개최되었다 현재 센다가야에 위치한 도쿄국립경기장이 사용된건 작년부터 이어져왔다

그리고 일본의 슈퍼컵은 통상적으로 커뮤니티 실드와 마찬가지로 J1리그 1라운드 개막보다 한 주 앞선 시점에 개최되곤 한다 그 탓인지 슈퍼컵은 이제 수개월간 이어진 동계 리그 휴식기가 끝나고 이제 시즌이 시작해요! 라는 메시지를 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새로운 시즌이 시작한다는 기대감과 설레임과 함께 전년도 챔피언들 간의 맞대결이라니, 관심이 모일 수 밖에 없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K리그도 슈퍼컵이 폐지된 이후로는 슈퍼컵과 비슷한 구색으로 통상 정규리그 개막전 대진을 전년도 리그 챔피언과 FA컵 챔피언과의 매치업을 실시하고 있긴 하지만 타이틀이 걸린, 상금이 주어지는 것도 아닌 리그 경기의 성격을 띠고 있다 슈퍼컵이 폐지가 된 이유로는 대중의 관심도가 떨어지거나 대회로서 개최하는데 동기부여가 부족했다고 하는데 이제는 슈퍼컵이라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 만으로 동기부여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지난 시즌 K리그는 유료관중집계 시작 이후 최다 관중을 불러모으는데 성공했다

SNS만 보더라도 리그 경기가 있는 주말에는 주변 지인들의 경기장 방문 인증 투고가 당연하다는 듯이 보이기 시작한 것 부터 현장에 가보더라도 확연히 홈관중, 원정을 떠나온 관중 할 것 없이 붐비는 경기장이 된 것이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슈퍼컵이 단판으로 끝나는 대회라고 하더라도 그에 따른 예산이 필요하다

대회라고 하면 시상식에 필요한 트로피나 메달, 대회를 준비하는 모든 각 파트별 인력이나 중계 관련 비용, 또 구장을 어느 구장을 사용하느냐에 대한 구장 임대비용에 대한 예산이나 대회 상금 등 당장 생각나는 비용만 하더라도 한두가지가 아닌것을 물론 알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슈퍼컵을 개최하는데 어느정도의 예산이 편성이 되고 대회 공식 후원사인 후지필름에서 얼마나 대회를 위해 도움을 주는지 그 내부사정까진 알 수 없으나 국립경기장이라는 수도 도쿄에 위치한 대형 구장, 그리고 올림픽 개최 이후에도 방치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경기장을 사용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서 다양한 경기를 유치하기도 하니 상황이 조금 낫다고 볼 수는 있겠다

예산 그리고 돈에 관련해 아주 민감하게 생각하는 K리그에서 슈퍼컵 부활에 대한 고민을 안하진 않았을 것이라고는 생각하나 결국 20년에 가까운 기간동안 구체적인 이야기가 없었던 것은 결국 예산 혹은 개최에 있어서의 부담감도 있으리라 짐작해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퍼컵은 한 해의 프로축구 시작을 알리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고, K리그도 이제는 흥행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이 과거에 비해서 갖춰졌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작년만큼의 흥행이 올해에도 지속되리라라는 100%의 확신은 누구도 할 수 없다 또한  작년의 흥행에서 그치지 않고 더욱 다양한 시도로 고정 팬층을 늘려 건강한 리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시도하기엔 슈퍼컵만큼 기존의 리그 제도의 변화폭을 줄이면서 관심도 불러모을 수 있는 좋은 상품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일본 슈퍼컵의 경우, 31회의 슈퍼컵 개최중 가장 적은 관중이 들어찬건 2005년 요코하마에서 열린 슈퍼컵으로 21,000여명의 관중이 입장했던 경기다. 어제 열린 고베와 가와사키의 경기에서는 52,142명이 경기장에 입장했고 이는 31회의 슈퍼컵 대회 중 3번째로 높은 관중기록이며 2023년부터 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슈퍼컵 대회에서 2년 연속 5만명 이상 입장을 하며 성과를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참가한 빗셀 고베의 연고지는 대회 개최지인 도쿄에서 상당한 거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 3개월간 자신이 좋아하는 팀의 경기를 기다려온 고베 팬들이 도쿄 국립경기장 빗셀 고베의 골대 뒤를 가득 채웠다. 뿐만 아니라 양팀의 팬이 아니더라도 유독 여느 3개월보다 더욱 길게 느끼곤 하는 축구 팬들은 전년도 챔피언간의 맞대결을 보러 경기장에 찾는다 실제로 어제 도쿄국립경기장에는 고베와 가와사키의 팬들 뿐만 아니라 각자 응원하는 J리그팀의 굿즈를 착용하고 관전하러 온 팬들 그리고 외국인 관광객들, 심지어 국립경기장 곳곳에서 한국말도 들을 수 있었다


슈퍼컵이 단판으로 열리게 되고 이벤트성 매치업의 느낌이 강하긴 하더라도 트로피도 상금도 수여되기도 하니 어쨌든 승리하는 구단 입장, 코칭 스태프 입장, 팬들의 입장에서는 트로피를 하나 추가하면서 정규리그에 좋은 분위기로 맞이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


어쨌든 2023시즌, 그리고 올해 2024시즌의 2년 연속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슈퍼컵을 다녀와서 느끼는점은 슈퍼컵은 단순히 해당 대회에 참여하는 두 클럽만의 축제가 아니라 오래 기다려온 시즌을 맞아 리그의 많은 팬들이 굶주려온 축구를 만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을 느꼈다


작년 2023년에는 J리그 창립 30주년이자 신 국립경기장에서의 첫번째 슈퍼컵인 만큼 컵대회 결승에 버금가는 그라운드 연출이나 초청 가수의 공연 뿐만 아니라 J리그 전국 각지의 마스코트들이 슈퍼컵 대회에서 한자리에 모여 팬들을 만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올해는 어린이들을 위해 마스코트들을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마스코트 그리팅 (Mascot Greeting) 좌석이나 경기 종료 이후 마스코트 운동회를 개최하는 등 리그의 디비전에 관계없이 팬들이 즐길 수 있는 시도들을 슈퍼컵을 통해서 하고 있는 것이다

출처 : J리그 연맹 공식 HP

일본에서는 현재는 하지 않는 올스타전을 K리그에서 개최하고 있지만 해외클럽을 초청하며 방식의 올스타전이 이어지고 있고 정말 리그팬들을 위한 축제인가?라는 물음에는 완전히 그렇다고 보기엔 어렵지 않은가?


작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로 K리그 올스타가 경기를 이긴 뒤에 각지에서 모인 K리그 팬들이 경기종료 후 위아더월드가 되어 평소 적으로 상대하던 각팀의 응원가를 다같이 부르면서 축제로서 즐기는 영상을 보게되었다

정규리그에선 으르렁대고 적대시 하기도 하더라도

일년에 한번, 그리고 정규 리그가 시작하기 전에 축구를 즐길 수 있는 대회를

우리도 이제는 생각해보는게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단판이라는 점

트로피가 걸려있다는 점

오랜 휴식기를 기다려온 모든 축구팬들이 즐길 수 있는 점

슈퍼컵으로 하여금 다수의 사람들에게 기대감과 설레임을 부여할 수 있다는 점


슈퍼컵이 다시 부활하고 시간이 흘러 정착하게 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20XX 시즌 이제 시작합니다! K리그 개막전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라는 홍보가 되는것이 아닐까?


프로스포츠, 프로축구가 주는 긍정적 감정을 받고 오게 된 어제의 하루였다



작성자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기

J리그 코리아 인스타그램

작성자 프로필


문의 및 제안

kjykjy9037@naver.com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