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 사랑
epi 2. 아이허... 그녀에게
아이허... 그녀에게
사랑이라 말하기엔 내겐 너무나 여리다
그녀는 내가 사랑이라고 말하면
금방 휘돌아 뒷모습을 보일 것처럼
감히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그저 멀리서만 바라봐야 하는가!
재스민 향이 날 것 같은 긴 머리를
아이허의 강바람에 휘날리며
또각거리는 구두소리와 함께
뒷모습을 보이며 그 길을 걷고 있는가
가녀린 그녀의 어깨 위에 살풋이 올라앉은
바람들이 내게로 다시 다가와
그녀의 걸음을 쫓게 한다.
내가 손을 뻗어 그녀의 재스민 향을
붙잡으려 하는 찰나의 순간
손에서 사그라드는 바람에 눈물짓는다.
그 바람은 나를 지나 내 온 마음을 휘몰아치며
거세게 나를 압도한다.
내 온통 그것에 혼미해져
그대로 그 자리에서
소멸해 간다.
나의 그리움이며
나의 그리운 그대여
내게 단 한 번만
그대의 미소를 볼 수 있는
그 찰나의 순간을 맛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