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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간 끝에서 온 빛 Jun 02. 2024

아름다운 색을 가진 고양이를 봤어요.

좀처럼없는 신기한 경험을 하고는 한다. 그런 경험은 내게만 특별히 일어나지않는다.

남자친구와 식물원에 갔는데 어린 남자아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내게 말을 걸었다.


"저기로 고양이가 올라갔어요! 고양이 색깔이 너무 아름다웠어요!"


"어구 그래쩌요? 고양이 털 색이 아름다웠어요?"


나는 길을 걷다가 말이 걸려오는 어린친구들의 말대답을 잘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어린아이들은 다 귀엽고 순수하기때문에 나랑 잘맞고 어른들보다도 대체로 하나되기쉽다.ㅎㅎㅎ


그 어린 남자아이는 무엇을 본걸까? 고양이 털 색이 아름다우면 얼마나 아름답기에 내게 아주 우연히도 그런 말을 해줬던 것일까. 그런 순수한 말을 해준 어린 아이에게 고마웠다. 그 아이가 해준 말은 마음 어딘가에서는 어린아이가 하는 말도 안되는 신빙성없는 말이겠거니했다.


그 아이가 말한 곳을 따라 올라가니 털 색이 아름다운 고양이는 없었다. 하지만 그저 하늘이 아름다웠다. 구름 사이로 떨어지는 빛이 장관이었고 사랑스러웠다.

나는 태양빛을 좋아하는데 구름 사이로 떨어지는 햇빛이라거나 나무 밑에 들어가서 나뭇잎 사이로 보는 빛을 좋아한다. 그리고 날아다니는 검은 나비 한쌍 노란 나비 한 쌍 따로 날아다니는 큰 하얀 나비도 보였다.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저번에 또 UFO를 목격했다. 처음에는 그것이 밤하늘의 별인지 비행기인지 드론인지 분간이 안갔지만 UFO라는 것이 확신이 든 것이  비행기보다는 낮게 나는 것이 드론치고는 드론을 날리면 안되는 장소에서 내 눈앞에 떠 있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져버렸기때문이다.

이런 일이 예전에도 있었는데 예전에는 내가 특별해서 일어난 일인줄 알았으나 그것은 내가 특별해서 일어난 일은 아니었다.


어린아이가 예쁜 털색 고양이를 봤다고 하는 장면과 내가 UFO를 봤다며 사람들에게 말하는 장면이 겹쳤다.


세상이 가짜라는 것을 받아들인 사람앞에 별의 별 가짜일들이 일어난들 그게 무슨 소용인가


하여튼 그 UFO를 보고서는 몸에 중력이 살짝 사라진 것을 느꼈다. 몸이 형체를 유지하지못하고 퍼져나가는 느낌을 아는가? 그런 느낌이 들었다. 내 몸이 사라진다거나 떴다는 것은 아니지만 정녕 그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사라지거나 뜰 것 같은 기분.


하지만 나는 다른 이들에게 UFO를 봤다는 소리를 하면 그것을 진짜 봤음에도 내가 남자아이가 아름다운 색의 털을 가진 고양이를 봤다는 순수한 말을 신빙성없는 말로 취급한다는 느낌이 든다.


사람들이 그런 반응을 하는 것을 결국은 내가 보고싶었던 거겠지만 이 씁쓸한 마음은 변치않는다.


나 진짜로 UFO봤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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