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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토리 Jul 08. 2016

또 오해영, 우리들의 이야기

(또 오해영 결말 엔딩 , 스포 포함)

출처 - 또 오해영 공식 홈페이지.


또 오해영, 우리들의 이야기.


지난 6월 28일을 끝으로 또 오해영이 막을 내렸다. 또 오해영은 마지막 회 최종 시청률 10%를 돌파하며 대세 드라마였음을 입증해내는 데 성공했다. 처음에 별생각 없이 접하게 되었다. 또 오해영이 방영된 날이면 실시간 검색어나 뉴스는 또 오해영으로 도배가 되었다. 재밌는 드라마겠구나 라고 생각하고 보기 시작했는데 웬걸 흡입력이 굉장한 드라마였다. 약 3일여만에 드라마 전 편을 보고 나서 처음으로 든 느낌은 뭔지 모를 찡함이었다. 이 찡하다는 감정이 이럴 때 느껴지기도 하는 건가 싶었다. 이 감정을 쉽게 풀어내자면 내 가슴속 어딘가에 있는 감성을 툭 하고 건드린 그런 느낌이었다. 





출처 - 또 오해영 캡쳐


찌질로 이루어낸 공감.


또 오해영은 오해영이라는 이름을 가진 동명이인의 두 여성과 미래를 보는 남자 박도경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난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성공 이유는 드라마의 모든 부분을 '공감'이라는 키워드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박도경과 그냥 오해영의 면면을 뜯어보면 찌질하기 그지없는 캐릭터들이다. 박도경은 자신의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한다. 낯간지러운 일은 잘 하지 못하고 항상 겉으로는 무뚝뚝하지만 뒤로는 이것저것 챙겨주는 타입이다. 요즘 말로 하면 츤츤대는 츤데레 캐릭터이다. 박도경은 참 찌질하다. 마음이 가는 대로 행동하지 못한다. 그리고 후회한다. 이 드라마의 주된 스토리 라인 중 하나가 무엇이었는가? 결국 이 모든 이야기는 박도경이 죽는 순간 되돌아보는 후회스러운 기억에서 시작한다. 무엇이 그토록 두려워서 앞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뒤에서 끙끙대는 것인가? 이게 바로 찌질한게 아닌가?


그냥 오해영 역시 찌질하다. 극 중 등장한 표현을 써보자면 참 쉬운 여자이다. 박도경과는 반대로 모든 걸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기 위해 노력한다. 재는 게 없다. 하지만 적당히가 없다. 모든 자존심을 내려놓고 박도경에게 매달린다. 박도경이 자신의 결혼을 깨버린 당사자임을 알게 되었음에도 그래도 정리하지 못한다. 그냥 오해영의 찌질함은 박도경과는 다른 류의 찌질함이다. 뭐랄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헤어진 연인에게 끊임없이 매달리는 그런 부류의 찌질함이 그나마 가장 적절한 표현인 것 같다.


주인공인 박도경과 그냥 오해영을 제외한 나머지 캐릭터들도 모두 찌질함 위에 세워진 캐릭터들이다. 박도경의 엄마도 그 남동생도 누나도 예쁜 오해영도 다들 나름의 찌질함을 보여준다. 나는 이게 너무 좋았다. 뭔가 정말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들이다. 혹은 나 자신의 모습을 보는 듯싶기도 하다. 때론 내 마음을 겉으로 잘 표현하지 못하기도 하고 찌질하게 매달리기도 하고 그런 모습 면면이 공감하기에 좋은 부분들이지 않았나 싶다.  



출처 - 또 오해영 캡쳐


막장 스토리, 하지만 포장 실력은 훌륭했다. 


또 오해영의 전체적인 스토리를 살펴보았을 때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 박도경은 그냥 오해영의 결혼을 예쁜 오해영의 결혼인 줄 알고 깨버린다. 그냥 오해영은 결혼 하루 전 날에 차인 여자가 된다. 그런 그냥 오해영과 그 결혼을 깨버린 박도경이 서로에게 끌리기 시작한다. 이런 와중에 박도경과 결혼을 약속했었던 예쁜 오해영이 돌아온다. 예쁜 오해영은 박도경에게 들이댄다. 이런 와중에 그냥 오해영과 결혼을 약속했었던 한태진이 구치소에서 나오고 그냥 오해영은 박도경이 자신의 결혼을 깬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런데도 마음 정리를 못하고 결국 그냥 오해영과 박도경은 만나게 되고 결혼을 하게 된다.


동명이인으로 일어날 수 있는 오해.라는 소재는 참 좋았다. 그런데 이걸 이렇게 써먹을 수 있다는 건 조금 놀라웠다. 또 오해영은 금지된 사랑을 다룬다. 정확히 말하면 금지된 사랑은 아니다. 근친상간도 아니고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뭔가 머리로는 이해가 안 되는 그런 아슬아슬한 선에 있는 사랑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인 박도경은 엄연히 말하면 쓰레기다. 남의 결혼을 깨고 그 여자를 빼앗았다. 주변에 이런 일이 실제로 있다고 생각해보자. 열이면 열, 백이면 백 모두 박도경에게 돌팔매질을 할 것이다. 조연으로 등장한 진상과 수경의 이야기도 그렇다. 어릴 때부터 서로 같이 커온 친구 누나와의 원나잇으로 임신? 현실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또 오해영은 이런 막장 이야기를 정말 잘 포장했다. 막장인데 그런 느낌이 덜하다고 해야 할까? 또 오해영은 어두운 이야기를 밝고 아름답게(?) 잘 포장해냈다.


막장스러운 스토리라고 하긴 했지만 이런 소재를 다루는 게 로맨틱한 요소를 더 부각시켜주는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다. 이루어지면 안 되는 사랑에서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고 원하는 그런 그림이 일반적인 상황보다는 더 극적이기 때문이다. 극적이라는 건 드라마에서 플러스면 플러스지 마이너스는 아니다. 그래서 아무리 욕을 먹어도 막장 드라마들이 계속해서 나오는 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막장드라마를 좋아해서인지 더 몰입하고 재밌게 볼 수 있었다.


 


출처 - 또 오해영 공식 홈페이지.


운명이란 (feat. 엔딩)


또 오해영을 이끌어 간 또 다른 주된 이야기는 박도경이 미래를 본다는 점이다. 왜 미래를 보는가? 그리고 그 미래는 바꿀 수 있는 것인가? 등에 대한 해답을 차근차근 풀어나갔다. 이런 미래를 본다는 설정을 집어넣은 것도 정말 좋았다. 극 중반부부터는 박도경이 죽는다는 떡밥을 던져놓고 계속해서 긴장감을 유지시켜 나갔다. 로맨틱이라는 요소가 들어간 드라마는 주인공 남녀가 계속 엇갈려 나가다가 극적으로 다시 만나고 헤어지고 그런 과정을 반복하다가 결국 알콩달콩 만나는 모습으로 이어진다. 이 알콩달콩한 모습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드라마는 뭔가 뻔해진다. 흔히들 말하는 썸 타는 중일 때는 보는 맛이 있지만 둘이 연인 사이가 되고 만나기 시작하면 그 썸 타는 중의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아쉬운 맛이 남는다. 그래서 이런 아쉬움을 해소시켜주면서 긴장감을 유지시켜줄 만한 요소가 필요하게 된다. 이런 부가적인 요소를 잘 활용한 드라마가 일전에 돌풍을 일으킨 '오 나의 귀신님'이다. '오 나의 귀신님'은 빙의라는 요소로 로맨스를 조절한 것도 훌륭했지만 왜 김슬기가 죽었는가? 어떻게 죽었는가?에 대한 떡밥을 같이 가져가면서 극의 긴장감을 유지시켜 나갔던 점이 주효했다.


또 오해영에서는 부가적인 요소로 박도경이 미래를 볼 수 있고 박도경은 죽는다. 라는 떡밥을 가져간 것이다. 결과적으로 박도경은 죽지 않았다. 또 오해영은 로맨스 드라마이기도 하지만 박도경의 운명 개척 드라마이기도 하다. 본인의 운명을 미리 보고 그걸 점차 바꿔나가면서 본인의 운명을 바꿔나간다. 이 드라마의 결론은 운명? 바꿀 수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여느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많이 던져왔던 메시지였지만 난 좋았다. 좋아하는 메세지다. 운명이 어딨겠는가. 순간의 선택만이 있을 뿐이지. 이렇게 쓰고 있으니 참 이 드라마는 내 취향 저격 드라마이긴 하다.



출처 - 또 오해영 캡쳐


엔딩은 무난했다. 마지막 회를 처음 보았을 때 굳이 박도경이 차에 치였지만 다시 살아나는 장면을 넣었어야 했나? 그냥 17회에서 운명일 비켜나간 정도로 이 이야기는 매듭을 짓는 게 낫지 않았나?라고 생각했었다. 왜?라고 계속 생각해보니 그냥 오해영의 존재로 운명이 바뀌었다는 걸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 모든 이야기는 그냥 오해영을 그리워하고 그때를 후회하며 시작된 일이었으니 이 모든 이야기의 주인공인 그냥 오해영의 존재로 운명이 바뀐 것이다. 이런 의미로 매듭을 짓고 싶었던 것 같다.


개인적인 의견을 조금 덧붙이자면 모험수를 둘 필요도 없고 엔딩에서 그럴만한 요소도 없긴 했지만 박도경이 미래를 본다는 설정을 그리고 박도경이 죽는다는 그 떡밥을 조금 더 활용해보면 좋았을 것 같긴 하다. 생각보다 너무 허무(?) 하게 이야기가 정리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서 살짝 아쉽긴 했다. 예를 들면 극이 진행되면 될수록 박도경이 죽는다는 그림 이외에는 미래를 본다는 설정이 활용되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웠다. 잘만 활용하면 조금 더 극적인 상황을 연출해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또 오해영, 또 만날 수 있어영?


드라마나 영화에서 공감이라는 요소는 빠질 수 없고 빠져서는 안되는 부분이다. 물론 장르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이런 현실을 바탕에 둔 로맨스를 기반으로 한 영화에서는 특히나 그렇다고 생각한다. 나는 드라마를 보면서 내 이야기 같을 때가 참 좋다. 드라마 속에 존재하는 인물이 뭔가 나와 비슷한 성격을 지닌 인물일 때, 그리고 그 인물이 내가 하지 못한 일들을 해내면서 변화해나갈 때 그 모습을 보면 내게 말하고 있는 것 같다. 너도 어서 이렇게 해보라고. 바뀌어보라고. 또 오해영의 박도경을 보면서 참 공감이 많이 되었다. 정확히 말하면 박도경의 그 찌질함에 많이 공감이 되었다. 항상 꼭꼭 감추고 사는 것.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표현하지 못하는 점. 참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을 했다. 오래간만에 드라마를 보면서 나도 변해봐야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참 좋았다. 그렇지 못해왔던 지난날의 씁쓸함은 덤이었고.


또 오해영 같은 드라마가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 보면서 가슴 한 켠이 찡해질 수 있는 드라마. 그런 이야기를 많이 보고 싶다. 갑자기 뜬금없지만 이번 드라마 내내 서현진은 울고만 있었는데 감정 소모가 참 많았겠구나 싶다. 서현진보다 그냥 오해영을 잘 소화해낼 수 있는 배우는 없었으리라 생각한다. 내게 있어서 서현진 = 그냥 오해영 같은 느낌이 되어버렸다. 참 좋은 드라마를 봤다. 드라마를 몰아 본 3일 동안 참 행복했다. 끝으로 좋은 드라마를 선사해준 또 오해영의 배우분들과 스탭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며 또 오해영 같은 드라마를 또 만날 수 있기를 바라보며 또 오해영에게 안녕을 고해본다. 즐거웠다. 또 오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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