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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토리 Jul 17. 2016

오 나의 귀신님 - 박보영의 , 의한, 위한 드라마

[리뷰] 오 나의 귀신님 - 박보영의 드라마, 박보영에 의한 드라마, 박보영을 위한 드라마.

(글의 어투는 양해 바라겠습니다) (이 글은 모두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스포 있습니다.)


 

박보영'의' 드라마

박보영이 흥행한 작품들은 모두 영화였다. 2008년 혜성처럼 등장해 극장가에 흥행돌풍을 일으켰던 과속스캔들. 2012년 다시 재기에 성공하며 멜로 영화 최고 흥행을 불러 일으킨 늑대소년. 하지만 영화는 길어야 2시간 정도가 지나면 모습을 볼 수 없기 때문에 많은 박보영의 팬들이 드라마 좀 나와라 나와라. 라고 외쳐왔다. 그리고 드디어 2015년 오 나의 귀신님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거진 8년만에 드라마에 출연했다. 그렇게 기다리던 박보영의 드라마가 나온 것이다.


오 나의 귀신님은 귀신을 보는 나봉선(박보영 역)과 의문의 죽음에 의해 귀신이 된 신순애(김슬기 역)를 둘러 싼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시청률이 꾸준히 오르더니 최고 시청률 7.9%를 기록하며 tvn 금토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 드라마가 성공한, 그리고 재미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정도로 꼽아볼 수 있을 것 같다. 탄탄한 스토리. 그걸 뛰어넘는 배우들의 연기력.


오 나의 귀신님의 스토리는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아주 잘 잡힌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판타지 로맨스 그 안에 곁들인 미스테리적인 부분은 이 드라마의 무게추를 잘 잡아주었다. 대개 로맨스에 치중한 드라마들은 후반으로 갈 수록 스토리의 힘을 잃어간다. 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부분이 가장 잘 드러난 드라마를 찾아보면 '사랑하는 은동아'가 떠오른다. 첫사랑을 잊지 못해 첫사랑을 찾아 헤매는 전형적인 순애보 남성을 내세운 드라마. 중반부에 첫사랑을 찾아 알콩달콩 연애하는 모습이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 급격하게 스토리는 뻔해지고 진부해진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에이, 이제 저렇게 알콩달콩 하다가 끝나겠네.' 라고 생각하고 그 때부터 이야기는 지루해지기 마련이다. 은동이 같은 경우 그 중반부까지의 몰입도는 근래 본 드라마 중 최고였고 후반부에도 소소한(?) 반전들을 배치하면서 스토리를 이끌어갔지만 결국 틀이 로맨스이다보니 힘이 쭉쭉 빠져나간건 사실이다. (물론 필자는 사랑하는 은동아를 재밌게 시청한 시청자이긴 하다.)




출처 - 오 나의 귀신님 캡쳐


오 나의 귀신님은 판타지,로맨스,미스테리 이 세 가지의 요소를 적절하게 잘 활용했다고 생각한다. 귀신이 존재하고, 볼 수 있고, 빙의한다는 판타지적인 부분을 통해서 시청자들의 흥미를 이끌어냈고 강선우(조정석 역)와 나봉선의 달달한 로맨스. 그리고 끝까지 긴장감을 갖추기 위한 신순애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테리한 부분. 삼 박자가 딱 맞아 떨어지면서 만들어진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의 스토리가 힘을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로맨스 부분이 힘을 잃지 않고 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건 빙의라는 요소 때문에 가능했다. 나봉선과 신순애는 극단적으로 반대 성향의 캐릭터이다. 밑도 끝도 없이 들이대는 신순애와 굉장히 소심소심한 나봉선이라는 캐릭터가 대비되기 때문에 이 두 캐릭터가 강선우와 연애하는 모습을 보는 맛도 다르다. 이러한 부분에서 도드라진게 박보영의 연기력이었는데 이건 아래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무튼 이러한 빙의라는 요소 때문에 로맨스를 보는 맛이 일정하지 않고 바뀌다보니까 또한 나봉선이 강선우에게 진실을 말하는 것에서 비롯되는 긴장감을 극의 후반부 (13화 정도) 까지 가져가다보니 루즈해지는 부분을 최소화시키지 않았나 싶다. 


신순애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밝혀내는 것 역시 드라마가 힘을 가져가는데 크게 일조했다. 이 드라마는 크게 무리하지 않으면서 챙길 건 다 챙겨간 그런 느낌이었다. 많은 이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집중하는 부분 중 하나가 떡밥을 얼마나 잘 회수했느냐 일 것이다. 오 나의 귀신님은 애시당초 포커스가 미스테리에 맞춰져 있는 드라마는 아니니 떡밥을 그렇게 많이 던질 필요도 없었고 (딱히 떡밥이라고 할 만한게 있었나 싶기도 하지만...) 무난무난하게 잘 풀어서 해결했다. 괜히 이것저것 떡밥을 팡팡 풀어서 회수도 다 못하고 흐지부지 끝나는게 아니었기에 더더욱 좋았다. 어쨌든 이 이야기로 극의 후반부 (14화, 15화)를 잘 채워나갔고 16화는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정리하는 느낌으로 가져가니 스토리의 배치가 훌륭했다. 라고 말하고 싶다.


  



출처 - 오 나의 귀신님 캡쳐



박보영에 '의한'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은 박보영의 초하드울트라하이퍼슈퍼캐리이다. 에 이견이 있는 사람은 얼마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조금 과장을 보태서 말하자면 이 드라마는 완벽하게 박보영에 의해 만들어진 드라마이다. 이 드라마에서 보여준 박보영의 연기력은 엄청났다. 나봉선의 소심소심한 모습, 그리고 신순애가 빙의된 나봉선의 적극적인 모습. 이 두 나봉선을 왔다갔다하면서 완벽하게 소화해내지 않았나 싶다. 많은 남성들이 러블리하고 귀여운 나봉선의 모습에 심장어택을 당했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 드라마는 그냥 이런 박보영을 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볼 가치가 있는 드라마이다. 정말이다. 이런 모습을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박보영의 드라마 출연을 그토록 기다려왔던 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또한 극의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소심-중간-극단 의 나봉선이 있다면) 소심한 나봉선에서 중간의 나봉선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박보영의 경우 1인 2역 (과장을 많이 보태자면 1인 3역) 을 소화해 낸 것과 다름 없는데 이걸 이토록 완벽하게 소화해낼 수 있는 20대 여배우가 과연 몇이나 있을까? 이런 훌륭한 여배우를 스크린에서 TV에서 볼 수 없을 뻔 했다니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물론 박보영만 빛이 난건 아니었다. 타 주연들과 조연들의 연기 역시 훌륭했기에 이 드라마가 빛을 본 것이라 생각한다. 조정석의 경우 허세가 약간 있는 코믹적인 요소가 곁들여진 캐릭터가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예를 들면 건축학개론의 납득이) 이번 드라마에서 너무나도 잘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이었다. 연기력이야 검증된 배우인 만큼 정말 잘 소화해냈고 애드립으로 치고 들어간 부분도 많았다는데 순발력이 뛰어난 앞으로도 잘 나갈 것 같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김슬기의 경우도 주조연급으로 손색이 없는 배우였고 연애의 발견 떄부터 눈여겨 보고 있었는데 이번 드라마에서 자신의 능력을 잘 보여준 것 같아 개인적으로 기쁘다. 악역을 맡은 임주환도 정말 잘했고 썬 레스토랑의 4인방도 제각기의 캐릭터로 드라마의 코믹적인 요소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발연기 없이 모두가 평균 이상의 연기력을 선보이니 드라마 볼 맛이 더 났던 것 같다. 스토리도 좋았지만 그걸 뛰어넘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있었기에 이 드라마가 빛을 발했다.  




출처 - 오 나의 귀신님 캡쳐


박보영을 '위한'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은 2015년에 등장한게 아주 적기였다고 생각한다. 2015년 한국은 바야흐로 셰프의 시대였다.  푸드와 관련된 수많은 방송이 탄생했고 스타 셰프들이 여럿 탄생했다. 이 와중에 오 나의 귀신님의 배경이 바로 셰프라는 점에서 이 트렌디한 흐름에 발을 살짝 걸친 선택은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오 나의 귀신님은 박보영을 위한 드라마였다. 늑대소년 이후 정글의 법칙에서 논란이 되고 이래저래 2년 정도의 공백기가 다시 찾아왔다. 의도치 않게 계속해서 공백기가 생기다보니까 개인적으로 마음이 너무 아팠다. 8년의 팬심으로 기다리고 기다린 끝에 오 나의 귀신님을 통해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박보영을 보니 오 나의 귀신님은 박보영을 위한 드라마가 아니었나 싶다. 박보영에게 필요했던건 연기력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는 작품. 단 시간이 아니라 오랜 기간 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 오 나의 귀신님이라는 드라마가 필요했던건 1인 2역을 소화해낼 수 있는 귀여운 여배우. 그런데 어느 정도 연기력은 검증 되어 있는 배우. 서로가 서로에게 딱 맞아 떨어지는 어쩌면 필연처럼 만난 드라마가 아니었을까 싶다. 



적어도 내 눈에는 박보영은 숱한 풍파를 헤쳐나가며 살아남은 여전사 같은 느낌이다. 소속사와의 분쟁, 정글의 법칙에서의 논란등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박보영의 모습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이런 박보영 덕분에 이런 좋은 작품을 아주 재밌게 즐길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벌써 박보영을 응원한지 8년이다. 매번 언제 나오나 언제 나오나 싶었는데 드디어 딱! 나와서 이렇게 성공하니 너무나도 기쁘다. 이번 오 나의 귀신님을 통해 얻은 전성기를 쭈욱 이어나가서 앞으로도 좋은 작품들에서 박보영을 만날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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