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무게

말과 신뢰

by 김까마


우리는 주변에서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고 소개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저는 예의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저는 기억력이 좋아요.

저는 배려심이 많아요.

저는 융통성이 있어요.

저는 꼼꼼해요.


평범하고 가벼운 소개말 같지만, 정말 그 말에 책임을 지고 행동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어쩌다가 한 번 실수를 하는 것도 아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쉽게 들통난다.


예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사람이 갑자기 연락을 끊고 잠수를 타고,

기억력이 좋다는 사람이 며칠 전 본인이 수차례 했던 말도 잊고,

배려심이 많다는 사람이 약속시간에 나오지도 않고,

융통성이 많다는 사람이 비논리적으로 고집을 부리며 화를 내고,

꼼꼼하다는 사람이 기본적인 계산조차 몇 번씩 실수를 한다.


이 정도면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이다.


말을 하는 것은 참 쉽다.

그러나 말에 책임을 지는 것은 매우 어렵다.

책임이 없는 말은 한없이 가볍고 사람의 신뢰를 떨어트린다.

자신이 스스로 한 말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사람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을까


내가 한 말과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은 타인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신 스스로를 속이는 일이다.

나 자신 스스로를 속이는 일이 나에게 좋을 것은 하나도 없다.


말은 언제든 쉽게 할 수 있지만, 정말 쉽게 하면 안 되지 않을까?

그 쉽게 할 수 있는 말에 책임이라는 무게를 꼭 같이 실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 모두 무거운 말을 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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