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팅의 중요성

좀 더 땀을 흘려야...

by 정대표

저는 이곳, 싱가포르에서 저렴한 회원권 하나 사서 매주 플레이를 합니다. 플레이하는 블루티 기준 6600야드니 거리가 그리 긴 구장은 아닌데 대체로 페어웨이가 좁고 해저드를 끼고 있는 홀이 대부분인데다가 그린은 2~3단 그린이 기본이라 슬로프 레이팅이 140으로 꽤 어려운 축에 속하는 구장입니다.

지난주 샷감이 좋지 않아 7개 그린에 올렸는데도 퍼팅이 좋아 78타를 쳤었다고 제가 라운드 복기한 글을 올린 적 있지요. 이때 퍼트 수가 26개였습니다. 한 라운드 최소 퍼팅 수로 2위에요. 그린에 올린 건 7개밖에 안되지만 그중 3개가 버디로 연결되었지요. 샷이 이렇게 안 돼도 70대 타수를 퍼팅 덕에 기록한 게 신기해 복기를 해봤었지요. 내심 이제 80대 골퍼에서 한 단계 올라간 듯한 느낌도 들어 자랑(?)도 하고 싶었고요. ㅎㅎ 이 구장에서 78타를 이런 컨디션에서 칠 정도면 조금 수월한 골프장에 가면 라베를 또 한 번 기록하는 게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겠다는 생각도 했지요.



그런데 그건 아직 아닌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는 정 반대 경험을 했거든요. 샷감이 무척 좋았습니다. 9개를 그린에 올렸는데, 440야드 안팎의 긴 파 4 홀도 어렵지 않게 투 온을 시킬 만큼 좋았어요. 그린에 올리지 못한 것도 아슬아슬하게 올라가지 못한 것일 뿐 대체로 드라이버나 아이언 모두 괜찮았습니다. 이렇게 샷이 좋았음에도 3퍼트 4개나 하면서 39개 퍼팅을 했고 83개를 쳤습니다. 당연히 버디는 하나도 기록 못했지요. 퍼팅을 이렇게 많이 한 건 몇 년 만에 처음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퍼팅 루틴이 달라진 게 그 원인 같아요. 퍼팅에서 저는 거리감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어떤 스피드로 굴릴지 결정하기 위해 어드레스를 하고도 여러 번 홀을 쳐다보는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날은 이상하게 홀을 쳐다보는 것도 어색하고, 몇 번 쳐다봐도 뭔가 머릿속에 거리감이 입력이 되지 않는 느낌이었어요. 이 때문인지 퍼팅이 아주 짧거나 길거나를 반복했고, 방향성도 좋지 않아 1 퍼트로 막을 수 있었던 1~2미터 퍼트도 3~4개 놓쳤지요. 참고로 평소 퍼팅 수는 평균 32개 정도였습니다. 아무리 많아도 34개 이상하는 경우는 드물었고요.


골프란 게 늘 그렇지만 뭐가 되면 뭐가 안 되는 것 반복이긴 하지요. 그래도 26개 퍼팅과 39개 퍼팅을 연달아 경험하니 당황스럽기는 하네요. 더더군다나 퍼팅은 좀 한다고 생각했던 제게 자만감을 가지지 말라는 경종을 울려주는 것 같아 다시 한번 제 골프를 뒤돌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80대 타수에서 한 단계 올라가기에는 뭔가 부족한 게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정말이지 이제는 퍼트 싸움인가 싶기도 해서 최소 주 1회는 회원으로 있는 구장 연습 그린에서 땀을 흘려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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