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의 이유가 두 가지 더 생겼다.
1. Making Money
2. Creating my own dream organization
돈은 나의 책임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내 아이들에 대한 책임이다. 늦은 나이에 아이들을 낳고 보니, 아이들 대학까지 보내고 나면 환갑이 훌쩍 넘는다. 정년이 60세 언저리로 정해진 직장 생활로는 아이들을 부양하기 어려움이 있으니, 예전부터 정년을 넘어서도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찾아왔다. 창업 외에는 답이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돈만을 위해서라면 가늘고 길게 직장 생활하면서, 정년 연장을 노리는 방법도 있다. 실제로 주변에 60을 넘겨서도 직장에 남아있는 분들도 계시고, 머지않아 한국 정년도 65세 정도까지는 늘 거라고 예측하기에 직장 생활을 계속하는 것도 옵션이 될 수는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조직에 몸담기엔 너무나 풀고 싶은 문제가 있었다. 똑똑하고 좋은 사람이 많은 조직임에도 수많은 비효율이 보였다. 때문에 바로 눈앞에 보이는 기회도 놓치는 걸 수없이 보았다. 왜 이런 문제가 생기는지 궁금했고, 나라면 어떤 조직을 꾸리고 어떻게 운영할까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꿈꾸는 조직은 이렇다. 첫째, 회사가 잘 되면 모두가 그 과실을 자신의 기여분만큼은 가져갈 수 있는 회사이길 바란다. 나는 회사가 잘 될 때는 주주와 경영진이 그 이익을 대부분 가져가고, 회사가 잘 되지 않을 때 ‘해고’당함으로써 실무자인 직원들이 책임을 지는 걸 많이 지켜봤다. 자본주의 특성이다. 그래서 나는 직원이 실무를 책임지면서 주주가 된다면 이런 문제를 완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둘째, 회사에 몸담는 것이 직원들에게 목적이 아닌 수단이기를 바란다. 인생은 길다. 하나의 조직에 몸담아 은퇴까지 쭉 가는 건 우리들 아버지 세대로 그 명을 다했다. 따라서 직원들에게 우리 회사에 몸담는 것이 목적이 아닌 다음 여정을 위한 과정이길 바란다. 우리 회사에 몸담는 동안 회사에 기여를 하고, 그 과정에서 성장해야만 한다. 이후 충분한 성장을 이루면 우리 회사에서 졸업하기를 희망한다.
이런 조직을 꾸리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것이 있다. 첫째, 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매력적인 제품이 있어야 한다. 대단한 히트작이 있어야 한다는 게 아니다. 회사가 운영될 수 있는 정도의 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니치 마켓을 찾아 그에 맞는 제품을 공급하면 가능하다 생각한다. 두 번째로는 회사 규모가 커서는 안 된다. 커지면 발생하는 비효율을 다룰 능력이 내게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도적으로 작은 규모로 회사를 운영해야만 하고, 조직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면, 우리 회사보다 더 운영을 잘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아 M&A를 해야 한다. 스타트업은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임시조직이기에 이런 딜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앞으로 운영할 회사는 20명 이내로 헤드카운트로 제한하고, 제품 개발과 세일즈/마케팅 조직만을 갖출 생각이다. 그리고 어느 단계에서든지 M&A를 염두에 둔 채 운영할 생각이다.
1인 창업이 유행하고, 큰 조직의 힘이 약해지는 시기이기에 지금이 이런 내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라고 본다. 그리고 나는 1인 창업과 큰 조직을 꾸리는 그 중간 어디에서 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그리고 내 창업의 여정이 어느 순간 그냥 끝나버리는 것이 아니라, 계속 성장하고 발전하는 과정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