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에 관하여

내것이 아니길 바랐지만 이젠 내것인...

by 김병섭

나는 태어날 때부터 발에 큰 무언가가 있었다. 매우 어렸을 때는 (여기서 말하는 어렸을 때는 영유아기에서 유아기되기 전 사이를 말한다.) 그 존재에 대해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그때는 그것이 나에게 큰 존재로 다가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점점 자라날수록 그 존재가 마치 나에게 엄청 크게 다가왔다. 이때도 어린 것은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어렸던 나는 그 존재가 나에게 굉장히 큰 의미였고, 당시 나에겐 큰 이슈였다. 사건의 발단은 이제부터 시작된다.


당시에 나는 ○○초등학교의 병설유치원에 괘 흥미를 지니며 열심히 다니고있었다. 어느날 비가 억차게 쏟아지던 날이었다. 나는 그날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유치원에 가게되었다. 유치원에서는 여느 날과 다르지않게 똑같이 수업과 놀이를 하였다. 특히 이 날은 안전문제와 관련해 영상을 보고 퀴즈를 맞추는 날이었다. 선생님은 영상을 보여주신 뒤에 “이제부터 퀴즈를 낼테니 오른손을 들고 맞추세요.” 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설마 아직까지 오른손과 왼손을 구별하지 못하는 친구는 없겠죠?”라고 하시면서 혹시 모르니 모두 다같이 오른손을 들어보라고 하셨다. 나다. 오른손과 왼손을 구별하지 못하는 친구가.. 당시에 나는 당황했으면서도 레이더망을 가동해 옆에 있는 아이들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하였다. 그 누구보다도 은밀하고 위대하게말이다. 여기서 어떤사람은 의아해할 수 있다. “아니 방향감각이 늦은 사람은 그 나이에 구별 못할 수 도 있는 거 아닌가요?”라고 물을 수 있지만 나는 어렸을 때부터 왠지 모를 강박감이 있었다. 이것은 누가 만들어준 것도 아니고 내 스스로 만들어간 것 같다. 주변에서 칭찬을 하면 그 기대에 부응해야된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남들 앞에서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기가 힘들었었다. 물론 지금은 아니다. 그래서 주변을 살핀결과 내 눈치 9단에 금방 알 수 있었다. 나 말고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 오른손의 존재 위치에 대해서 알고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나는 그 순간 기억을 끄집어냈다. 예전에 오빠가 한 말이 기억에 남았기 때문이다. 오빠가 옛날에 장난으로 무심코 “야! 너는 오른쪽 발에 큰 점이 있으니까 나중에 실종되거나 너를 찾을 때 오른쪽 발에 큰 점이 있는 사실로 쉽게 찾겠다.ㅋㅋ”라고 했던 말이 갑자기 생각이 났다. 그러고는 “엇.. 잠시만!” 이 문장 속에는 내가 지금 이 곤란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단서가 있었다. 무심코 듣게되면 그냥 한 여자아이의 오빠가 여자아이에게 장난스럽게 이야기한 말인지도 모르지만 ‘오른쪽 발에 큰 점’이라는 것을 지닌 나로써는 오른손을 들 수 있게 도와주는 매개체를 찾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마침 나는 양말을 신고 오지 않았기에 쉽게 그 존재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러고는 나는 들었다. 오른손을.. 그리고 조심스레 주위를 살폈더니 내가 든 손이 오른손이 맞았다.


이쯤되면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은 그 존재, 그것에 대해서 어느 정도 눈치를 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맞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태어나기를 오른쪽 발에 큰 멍과 같은 푸르스름한 점을 가지고 태어났다. 내가 이글에서 표현하는 “그 존재, 그것”이 바로 내가 지닌 점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날 나는 처음으로 그 존재에 대해서 감사하게 되었다. 전에는 그 존재가 창피하다고만 생각을 하였기 때문이다. 위에서 말했듯이 완전 어렸을 때부터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주변사람들은 그 존재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걱정하기 시작했다. ‘아니 여자애 발에 그런 것이 있으면 별로 안 좋은데.. 나중에 빼야겠다’,‘아이고, 나중에 너가 돈 벌어서 얼릉 빼라~?’등.. 이런 말들이 지금 들어도 조금 기분이 상하는데 그 당시 어린 나의 마음에는 조금 깊게 박혔었던 것 같다. 결국에는 주변사람들이 그 존재가 창피하다는 것을 알려준 셈이었다.


특히 오빠나 아빠가 그것에 대해서 막 놀렸었다. 심지어 별명까지 지어주었었다.(발에 있는 점이 곰발바닥 같다고) 지금생각하면 굉장히 웃으며 넘겼을 장난이었지만 나는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어린 마음에 나는 그것이 혹시 지워질지도 모르니 목욕할 때 바디워시로 박박 문질렀던 기억도 있다. 그리고 비오는 날에는 발이 척척해짐에도 불구하고 꼭 양말을 신었었다. 이렇게나 그 존재에대해서 어떻게하면 없앨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가득했더 나에게 처음으로 그 존재가 나에게 도움이 되어준 것이다.


그리고 생각을 조금만 바꾸어도 감사할 것들이 많다고 생각하게되었다. 2014년 우리 모두의 마음을 슬프게 한 사건이 있었다. 고2 언니, 오빠들을 가슴아프게 떠나 보내게 되었던 사건이었다. 나도 당시에 뉴스를 가슴아프게 뉴스를 보았던 기억이있다. 나는 뉴스를 보면서 유가족분들이 학생들의 시체를 보고 누구인지 찾을 때 생각을 하게되었다. “아.. 내게 만약에 이런 상황에 처했다면 엄마나 아빠나 오빠가 그 존재를 보고 찾을 수 있겠지?”라는 그 존재에 대해서 감사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또한 최근에 한창 인터넷 검색창에 “다현이”라는 아이의 사진과 사연이 맨 위쪽에 위치해있었다. 나는 인터넷을 들어갈 때마다 그것을 하도 보아서 궁금해서 눌러보았다. 클릭을 누르기까지만 해도 “아니 왜 이렇게 오랫동안 저 사진과 글은 검색창 위에 존재할까? 대체 얼마나 슬픈 사연이길래?”라는 생각을 가졌었다. 클릭을 누른 순간 나는 잠시 멍~ 해졌다. 그리고 내 발에 있는 그 존재가 다현이의 아픔에 비해 한없이 작게 느껴졌다. 다현이의 이야기는 이렇다. 다현이라는 아이의 얼굴은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래서 외모적인 부분 뿐만아니라 일상생활 하는 속에서도 어려움이 존재했었다. 얼굴이 점점 흘러내려서 눈도 점점 침침해지고 피부도 늘어나보였다. 나보다 나이도 어린 동생이 이런 아픔을 겪는 다는 사실에 일단 멍해졌고, 또 하나는 지금까지 걱정하고 신경쓰였던 그 존재는 단지 외적인 부분에서만의 창피였지, 삶의 불편함은 없었기에 다현이의 사연을 읽으면서 얼굴이 달아오르게 되었고, 그 존재가 감사하게되었다.


누구에게나 나에게 있는 그 존재처럼 감추고 싶은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각각 다 다를 것이다. 나는 이 글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이것이었다. 누구에게나 있는 그 콤플렉스와도 같은 존재는 결코 크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또한 그 존재가 꼭 나쁠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이 글을 잃고 있는 당신도 내가 모르는 당신이 갖고 있는 어떤 그 존재를 어떠한 방식으로든 당당히 고백할 수 있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그 존재가 있었기에 당신이라는 사람이 더 개성있고 매력있게 비추어지기 때문이다.


IMG_5258.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