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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깐 KKan Oct 29. 2017

넷플릭스의 할로윈 선물

<기묘한 이야기 시즌2> (2017)


할로윈에 돌아온 미드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s)>. 내게 기묘한 이야기는 넷플릭스에서 제작하는 컨텐츠를 열렬히 좋아하는 계기가 된 드라마. 다음 시즌을 목 놓아 기다리는 드라마는 <기묘한 이야기>를 제외하면 <왕좌의 게임>과 <웨스트월드>, 그리고 최근 리스트에 추가한 <빨간머리 앤> 뿐. 80~90년대 공포영화에 대한 오마주가 기묘한 이야기의 첫 시즌에 시청자를 끌어들인 장치였다면, 이번 시즌에 담긴 레트로 감성은 기묘한 이야기의 정체성을 확인시켜주는 완벽한 장치였다. 무전기가 아닌 휴대전화를 쓰고, 네온사인이 아닌 LED 전광판을 쓰는 21세기의 기묘한 이야기는, 두 시즌을 보내며 새로운 장르를 완성한 느낌이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의 배경은, 시즌 공개일과도 같은 할로윈이다. 1984년의 미국 마을을 그대로 재현한 듯한 배경 속에서 주인공 사총사는 고스트 버스터즈로 변신했다. 폴라로이드를 찍는 부모님들, '과학자도 아닌' 윈스턴을 거부하는 루카스와 마이클, 코스튬을 입고 등교한 후 난처함을 느끼는 장면들은 아이들이 일상으로 돌아왔음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겉보기에만 그럴 뿐, 지난 해 실종되었다가 돌아온 윌은 모두의 걱정스러운 시선과 감시 속에서 지내고 있다. 다행히 이날 만큼은 조나단 형의 허락 하에 자유를 만끽하지만, 이 날 문제의 사건이 벌어진다.





시즌 1이 끝날 때 암시했듯, 돌아온 윌은 이전과 달라졌다. 좀비소년이라는 씁쓸한 별명을 얻게 됐을 뿐 아니라, 뒤집힌 세계와 연결되어버리고 만 것. '데모고르곤'이 전부인 줄 알았던 뒤집힌 세계는 더 큰 악이 존재하고 있었고, 윌은 그 사이 어딘가에서 점점 자신을 잠식당하게 된다. 어딘가 이상해지는 윌의 상태는 엄마와 호퍼 서장의 보호 아래 연구소에서 관찰 중. 일레븐을 이용하려던 악당들이 사라진 연구소는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연구진들로 채워졌지만, 그들은 아무 것도 회복시키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역배우들과 모든 출연진의 끝내주는 연기, 빈틈 없이 긴장감을 안겨주는 완벽한 각본과 연출은 이번 시즌에도 빛을 발한다.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를 꼽자면, 나에겐 호퍼 서장. 상실감과 의무만 가득한 아저씨에서 삶의 목적을 찾고 따뜻한 아버지로 거듭나는 그의 캐릭터 변화는 지난 시즌보다 이번 시즌을 더 깊이 있게 만드는 요소인 것 같다. 답답함을 전담하던 낸시도 이번엔 꽤 멋진 모습이었고, 스티브마저도 아이들과의 감칠맛 나는 케미를 보여준다. 쿨하거나 재밌거나 뭐라도 제대로 하는 캐릭터가 잔뜩인 시즌에, 딱 취향에 맞던 조나단이 제일 무용지물이라 씁쓸.





다행히 이번이 끝이 아니다. 다시 한 번 모든 게 정리된 것처럼 보이지만 공포스러운 암시를 남기고 마무리 된 이번 시즌. 넷플릭스는 시리즈를 사전제작하고 전 시즌을 한 번에 다 업데이트 해버리기 때문에, 시즌이 공개와 함께 종영돼버렸다. 보통의 방송사 드라마라면 이번 주부터 매주 기다리며 두근거렸을 텐데, 참지 못하고 정주행 해버려서 아득히 다음 시즌을 기다려야만 하게 됐다. 보너스 시리즈로 제작된 <기묘한 이야기의 궁금한 이야기(Beyond Stranger Things)>도 하마터면 다 몰아볼 뻔. 이거라도 잘게 쪼개서 아껴 봐야겠다.





언급했듯 가장 의미 있던 캐릭터는 호퍼 아저씨라고 생각하지만, 최고의 캐릭터를 꼽는다면 누가 뭐래도 샘와이즈, 아니 슈퍼히어로 밥 뉴비. 던전 앤 드래곤, 드래곤스 레이어에 이어서 이제 반지의 제왕까지 끌어들이는 갓드라마의 수준을 엿볼 수 있다. 호킨스 주민 여러분, 베이직을 공부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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