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경우 출퇴근 길에 택시를 종종 애용한다.
그날도 늦게 퇴근해서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신다.
무슨 이야기를 하다 이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어떤 할머니 태워다 드리고 오는 길인데,
10시 넘은 시간, 초등생 손주를 학원에서 데리러 간다고 하시더라 하면서
무슨 초등생이 그렇게 늦은 시간까지 공부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그 시간까지 초등생이 학원에서 공부했다면 영재고 준비하는 아이일 거 같은데요, 하니..
아이들 불쌍하다고 왜 그 시간까지 공부를 시키는지라고 이어 말씀하신다.
다시.. 시켜서 하는 아이보다, 자기가 하는 아이들이 더 많을 걸요 하니,
설마요 하신다.
"참 신기한 게요, 축구를 좋아하고 잘하는 아이가 이담에 올림픽 대표선수가 되고 싶어서
밤새 축구공 차고, 축구단 가입해서 열심히 훈련하고 하면 기특하다, 될 놈이다. 이러고,
부모가 열심히 쫓아다니면 지극정성으로 서포트 한다고 말하는데
유독 공부에 대해서는 좀 선입견들이 있는 거 같아요.
수학이나 과학올림피아드도 올림픽이고, 실적 내려면 그리 독하게 해야 하는데 이건 시켜서 될 일도 아니고, 재능도 있어야 하지만 본인이 하겠다고 하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공부지원하시는 부모들 보면 '극성'이라고 해버리고..
그냥 운동이나 공부나 똑같이 기특하게 봐주면 좋을 거 같은데요.."
라고 말씀드렸더니
기사님이 "아, 이해가 가네요. 그렇겠네요."라고 하신다.
션이 어릴 때 인터넷에서, 그리고 엄마들 대화 단골 소재가..
선행을 해야 하나, 심화가 더 낫지 않나, 어디까지 선행을 해야 하나 등등...이었다.
아마 지금도 이 주제들은 여러 의견들이 팽배할 듯 여겨진다.
그 당시 내 생각은.. 뭐 애가 받아들이는 만큼 하겠지였다.
물론 애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나올 때 거기서 Stop 할지, 어떡하든 그 고비를 넘기게 도와 줄지 갈등이 된 적은 있었던 거 같은데.. 이건 수영을 배울 때나 피아노를 칠 때 에도 왔던 흔한 고비와 다를 바 없지 않나 하고 생각했다.
뭐든 만만하게 하다 어느 날 힘들어지는 순간이 오는 데
면밀히 보면 내가 해야 할 단계가 한 단계 올라가는 그 시점이라 어렵고 힘든 거고
그걸 극복해 가는 과정에서 실력이 올라가는 건데 어릴수록, 또는 의지가 약할수록 포기하기 쉽다.
그리고 설사 아이가 어리고, 누군가는 의지가 약해도 고 과정을 겪으면서 단단해지면서 성취감도 얻고 그러다 보면 또 더 큰 도전도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재능이 유달이 없는 특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노력과 성실함을 가지고 꾸준히 하면 도달할 수가 있지만, 최상위 몇 %에 드는 수준이 되려면 그건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재능 있는 이들이 노력까지 해서 덤비는데 이건 시간을 더 투자한다고 그들을 뛰어 넘기는 어려우므로..
그런데... 부모 된 입장에서 보면 내 아이가 1등이 되기보다는
뭘 해도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존감 있는 아이가 되었으면 하지 않을까?
최상위 몇%에 안 들면 어떤가, 인생 긴데..
호기심 가지고 이것저것 도전해 보고 안되면 깨져도 보고 그러면서 또 다른 거 도전할 때 그 경험 십분 살리고.. 이런 게 성향이다라고 하는 사람도 많지만 나는 어려서부터 그 아이가 자라온 환경과 부모의 격려도 크게 한 몫한다고 믿는다.
ps. 이번 프로젝트는 고객들의 나이대가 정말 높다.
그래서 자제분들이 고등학생, 대학생뿐 아니라 졸업생도 많다.
이 분들 중 자제분들이 소위 말하는 명문고, 명문대에 진학한 경우가 많은데
이야기 들어 보면 "거저"얻은 건 없었다.
잘 모르는 누군가는 "극성"이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정성"이 가득했다.
그리고 그 끝은 주변인들의 부러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