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Moon - Stas Myshyakov
'<붉은 빛이 여전합니까>는 일상 속에 머무는 비(非)일상에 대해 쓴 시입니다. 시에 나오는 붉은 빛은 뜨거운 한낮에 눈을 멀게하는 빛이 아니라 서서히 지면서도 나를 끌어안는 저녁노을의 빛이자 단풍잎처럼 소멸을 아는 빛이죠(손택수)'
앙드레 바쟁이 역설한대로 진정한 영화란 단순히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본질적인 의미를 보여주는데 있다면, 카메라가 담아내는 시선은 일상의 가장 뜨거운 빛이 아니라 그 일상 아래에 놓인 날 것 그대로의 빛일 것이다.
우크라이너의 영상 디렉터 그룹 <RED MOON>은 그 이름처럼 한낮의 빛이 아니라 일상이 한꺼풀 내려앉은 밤의 달빛을 지향한다. 어둑한 허무 위에 비추는 달빛이야말로 일상의 붉은 날것이 완연히 나타날 것이라 말하는 듯, 전반적인 흑백의 톤앤 무드와 블러처리된 붉은 원형의 시선으로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완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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