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mic Noise - Pol Solà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토성은 크로노스(Chronos)라 하여 시간을 다스리고 농경의 지혜를 관장하는 신을 상징했다. 농경 사회의 지혜가 곧 우주가 주는 시간의 질서를 온몸으로 헤아리고 터득해가는 것을 의미하기에, 시간과 농경을 모두 다스리는 신인 크로노스의 존재 의미는 더욱 특별했다.
저 구만리 너머에서 나사의 탐사선 카시니가 보내온 우주의 소리, 토성의 고리가 내뿜는 장엄한 소리는 이러한 크로노스가 간직한 우주의 시간과 지혜를 고고하게 전하고 있다. 크로노스의 소리를 계속 듣고 있으면 온 몸의 전율을 삼키는 기분마저 든다.
Pol Solà의 그래픽 실험 <Cosmic Noise>는 이러한 크로노스의 소리를 3차원적 공간으로 시각화한 작업이다. 추상적 도형들이 가시광에 겨우 들어 서있는 색을 입고 개별적인 리듬에 따라 순환하여 움직인다. 그래픽의 시각적 분위기와 전반적인 내러티브를 훑어보면 그것은 마치 적막한 우주 한가운데서 크로노스가 고고하게 펼치는 오페라의 무대처럼 보인다.
_저작이미지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