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지의 행사들을 30번 이상 진행해 왔었다. (결코, 내 커리어를 자랑하려 쓴 부분이 아니다. )
기획서에 밤을 새우고, 실행한다고 밤을 새우고
그때는 그 시간이 그렇게 소중한 것이었는지 나는 미처 알지 못했다.
2020년, 1월 10일이 되기까지는...
(회상_디자이너 1편)
새벽 3시, 사무실에서 자고 일해야 하나, 내일 일하기 위해서는 들어가야 하나
역시나 매일 반복되는 하루의 끝에 있다.
대체 하루의 시작과 끝이 언제인지 과연 이곳에 그런 게 존재는 했었는지 기억이 없다.
오늘이 며칠인지 헤아리지 않은지는 오래지만, 대체 무슨 요일인지조차 감이 안 온다
30여 명 규모의 국내 내로라하는 M사에서
크리에이티브 본부의 팀장으로, 일한 지 벌써 12년째.
나의 정신과 온몸의 모든 감각은 오로지 제안서 작업과 디자인 작업에 중독되어 있었다.
애니메이션 회사 1년,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1년, 서초동 사옥의 BTL 에이전시에서 2년을 일하고
대리로 입사하여, 과장 승진 후 고시 패스만큼 힘든 과정을 거쳐 차장, 팀장 승진까지
나름 동기들보다 이르게 승승장구하며,
내 20대와 30대의 뜨거운 열정을 이곳에서 불태웠다
3D 애니메이션 전문가를 시작으로,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충무로, 을지로 일대를 매일같이 헤집고 다니며, 전시와 인쇄제작의 끝을 함께했고, 이윽고 BTL 에이전시 M사에서 비주얼과 이벤트의 끝판왕이라고 하는 굵직한 게임사 컨벤션, 글로벌 IT기업의 런칭쇼, 각종 국가행사, 연출의 끝판왕이라고 하는 금융, 보험사 연도대상 중 TOP 5안에 드는 굴지의 행사의 무대 디자인과 행사에 필요한 모든 비주얼 애플리케이션들을
50번 이상 진행해 왔다
[결코, 내 커리어를 자랑하려 쓴 부분이 아니다.]
디자인에 밤을 새우고, 실행한다고 밤을 새우고
그때 그 순간들이 내게 그리 소중했음을 인지하지 못한 채 시간은 정신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2020년, 1월 10일이 되기까지는...
(현실_기획자 1편)
결국 나는 팀장으로서, 2020년 6월 정들었던 M사를 나왔다.
어떻게 보면, 내손으로 내 후배를 정리하기 싫어서 일수도 있겠고
NEW NORMAL시대의 미래를 예측했을 수도 있겠다.
나는 현재 조그마한 기획사에 본부장이란 이름으로
견디고 버티고 살고 있다.
오늘 역시 코로나 확산세가 이어지며, 그나마 있던 조그마한 행사가 취소되는 것 같다
하루가 또 지난 오늘은,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어, 100명 이상은 모일 수가 없다
한가족의 가장으로서, 40을 채우고도 지난 나이와 한치 않을 내다볼 수 없는 앞날이 두렵기도 하지만,
차근차근 내가 준비하고 있는 일을 지금부터 벌려 보려 한다.
이 글을 쓰면서도, 나의 시간이 없었던 당연했던 일상이 너무나도 그립다.
(현실_디자이너 1편)
2016년 11월, 20~30대를 함께한 정든 M사를 나왔다.
1만 시간의 법칙이란 게 있다. 한 분야에서 10년 이상 매진한 사람은 전문가라 할 수 있다고 한다
한 분야의 프로페셔널답게 내 일을 하고 싶었다.
회사를 나와 사업을 시작했고 모든 직장인들의 바람처럼 내 꿈을 향해 매진했다. 자신 있었다. 사업성과도 꽤 있었다. 내 시간도 있었다. 모든 게 좋았다. 그런데 재미가 없었다. 15년 넘게 팀과 함께 작업해왔던 나로서는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다. 직장생활을 할 때는 전혀 몰랐던 기분이었다. 이 느낌은 뭐지?라는 생각이 들 때쯤 한 가지 제안이 왔고 받아들였다.'함께 사업을 만들어가 보자!
(이 건의 스토리는 추후 디테일하게 언급할 때가 있을 것이다.)
이제 갓 40을 넘었다. 그간 많은 경험을 했다.
가장 가까운 가족, 나의 형이 지금의 내 시기에 대기업을 나와 사업을 시작해, 때로는 함께 비즈니스도 하며, 지금껏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을 곁에서 봐왔다.
앞으로의 여정이 두렵기도 하지만 솔직히 설레기도 한다
2021년을 바라보며 40대의 둘이 함께하면,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고 흥미롭다.
M사 시절부터 호흡을 맞춰오며 , 지금껏 수많은 스킨십과 해커톤으로 다져온 일들을 시작하려 한다.
지난 시간, 열정적으로 일하며 참 치열하게 살았다.
최근 나의 일을 오랜만에 정리해보며, 저녁이 없는 삶이 당연했던 그 시절이 가끔은 그리워진다
(미래_달빛에 취해...)
코로나 시대, 앞이 보이지 않는 오늘...
내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하여, 그동안 약 15년간 내가 사랑했던 이벤트일을 회상하며
지나온 행사 에피소드를 공유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또한 지금 시작하는 이벤트인과 유사학과에서 이벤트 인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나의 시간이 헛되지 않을 것 같다.
아울러, 설곳이 없어진 이벤트인들과,
줄 폐업하고 있는 현실에 놓인 이벤트 산업이 대중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가
대중들이 삶의 터전이 살아진 이벤트 산업의 현실을 공감했으면 한다.
나의 짧은 글솜씨로 인해, 다시 모두가 웃는 그날이 앞당겨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 분야에서 10년이 넘어야 그 분야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이벤트에서 가장 주요 항목인 기획, 연출, 디자인.
10년이 지나, 이제 이 분야를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받은 거 같아 나름 행복한 면도 있다.
(코로나가 없었다면, 나는 지금도 나의 새벽을 기획서로 불태우느라 이런 생각할 겨를은 없었을 것 같다)
앞으로 우리의 페이지는
우리의 지난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가는 미래가 함께 기록되는 공간으로